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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軍需부문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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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軍需부문 날개 달았다

입력
2002.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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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수산업이 대 테러전쟁, 조지 W 부시 정부의 대폭적인 방위예산 증액 등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특히 한국 공군의 차기전투기(FX)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보잉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반적으로 군수시장 자체가 엄청나게 팽창한 데 주된 요인이 있지만, 과거 침체기 때 메이저 업체 간 합병이 폭넓게 이뤄지면서 이 과정에서 첨단 군사부문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한 게 보잉의 성장을 주도한 원동력이다.■종합 항공ㆍ군수업체로 발돋움하는 보잉

1993년 도급계약 총액 16억 6,000만 달러로 15개 메이저 방산업체 중 11위에 그쳤던 보잉은 지난해 133억 4,000만 달러로 록히드 마틴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사업도 민간항공기, 전투기에서 군사위성, 공중급유기, 무인 폭격기 등으로 다변화했다. 58억 달러로 3위를 기록한 뉴포트 뉴스 & 십빌딩사(社)와는 2.5배,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는 차이가 13억 달러에 불과했다.

록히드 마틴을 제외하고 종합 항공ㆍ군수업체로 자임할 수 있는 업체는 보잉, 레이시온 정도라는 평가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특히 3,794억 달러의 예산이 책정된 2003년 국방비 중 80억 달러가 투입되는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보잉이 주도하고 있어 미국 방산업체에서 보잉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이다.

보잉사는 이달 초 총 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육군 미래전투시스템(FCS) 개발 사업권을 따내 록히드 마틴,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경쟁사와의 올해 첫 메이저 수주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 공군의 차기전투기 사업에서 F_15K 전투기가 내정, 수주물량 부족으로 빈사 상태에 빠졌던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F_15K 공장도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각화하는 미국 군수산업

1980년대 후반 냉전 종식 이후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던 미국 군수산업이 숨통을 트게 된 것은 방위산업 분야의 다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 2003년 국방예산 중 무기조달 연구ㆍ개발 등에 책정된 액수는 1,226억 달러로, 여기에는 전투기 화물기 정밀유도무기 무인정찰기 등 과거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더욱이 이중 상당액은 공항검색장치 폭발물탐지기 등 본토 보안시설에도 투입돼 전쟁 에 국한됐던 과거 시장과는 개념이 판이해졌다. 대기권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킬러 위성 등 MD 체제는 이런 다변화한 군사기술의 결정판이다.

필 콘디트 보잉사 회장은 “다양한 사업영역이 군수산업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할 것” 이라며 돈의 흐름도 결국 다변화 과정을 얼마나 부드럽게 이끌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시장을 전망했다.

그러나 군수시장에 대한 높아지는 기대감에 비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역사적 주기를 근거로 하는 이 같은 경계론은 군수시장이 호황 뒤에 반드시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는 데 근거하고 있다.

한국전 이후 급감한 방위비 예산, 1980년대 후반 냉전 종식 후 도산, 합병 바람이 거셌던 전례가 대 테러전의 열기가 꺾인 이후 재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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