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방적인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가 해외는 물론 미국 내부에서조차 강한 비판과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수입철강을 많이 써야 하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철강 가격이 오르고 공급마저 달리고 있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제철강 미협회 대변인은 27일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철강소비 기업들이 어려움에 봉착했다”면서 “가격도 문제지만 제때 철강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이 더 난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여론도 부시의 선택에 등을 돌리고 있다. 월스트리드 저널은 이날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 약간의 보호주의로 더 많은 자유무역의 기회를 얻겠다는 부시의 도박이 실패로 끝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에 있는 카토연구소의 브링크 린지 무역정책국장은 “수입철강 관세부과는 잘못된 조치이며 결국 미국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수입철강 관세부과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는 물론 철강을 뛰어넘어 다른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로 이어지는 등 철강수출국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미국의 철강 수입제한조치로 인해 판로가 막힌 다른 나라의 수입철강이 대량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이프가드를 채택한 것을 비롯해 말레시아도 수입철강에 관세를 매기는 조치를 내렸다. 또 브라질캐나다 러시아 등도 수입철강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철강전쟁은 다른 품목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EU는 미국의 철강 수입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오토바이 과일주스 권총 섬유 등의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다. 러시아가 미국산 가금류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캐나다는 미국산 토마토에 대해 71%의 관세를 매겼다.
헤리티지 재단의 제럴드 오드리숄 무역국장은 “철강제품 관세 상향 조정으로 미국 정부가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역설할 수 있는 기반을 잃게 됐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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