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부동산 시장에 메스를 들이대기 시작하면서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집값은 어떻게 될지, 분양열기는 언제까지 지속될 지, 재건축 투자환경은 어떻게 달라질 지 등등 수많은 질문들이 꼬리를 문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는, 정부의 잇따른 조치로 인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지역별, 상품별로 시장이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정답을 한 줄로 정리하기는 힘들다.
특히 집값의 경우, 최근의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이후 다시 상승폭을 키워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과, 하반기 이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서로 교차하고 있다.
■분양시장
정부 대책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볼 때, 고비를 넘기고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특히 분양권시장은 거래위축 및 가수요 감소로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최근 분양된 경기 하남 신장택지개발지구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서울 수요가 수도권 유망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시행되는 6월 이후에는 신규분양 및 분양권시장에서 본격적인 안정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당초 올 상반기 청약1순위자의 급증으로 분양시장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는 5월 초 있을 4차 서울 동시분양까지만 해당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곽창석 이사도 “6월 이후에는 ‘프로급 선수들’이 아니면 분양권을 거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는 기존 분양권은 상대적으로 활발해질 듯하다.
여기에 분양권 프리미엄의 고공행진에 일조했던 높은 분양가격도 조만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식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움직임으로 볼 때 어떤 방식으로든 분양가 자체도 손길이 가해질 것 같다”며 “이는 곧 기존 분양권 가격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가수요는 줄겠지만 여전히 실수요층이 두터워 안정세가 크게 확대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재건축시장
올 들어 세무조사 등 직격탄을 맞았던 서울 재건축 시장은 현재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 정부가 투기수요 등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조정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러나 최근 잠실지구 중 처음으로 재건축 승인을 받은 4단지 아파트가 승인 당일부터 급등세를 연출, 열기가 살아날 조짐도 엿보인다.
곽창석 이사는 “주변 아파트값까지 덩달아 오르는 양상도 관측된다”며 “그러나 저밀도지구 재건축은 상당한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는 것이 당국의 흔들리지 않는 원칙인 만큼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시간이 갈수록 사업 추진 일정이 불투명한 지역은 거품이 빠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집값전망
아파트 등 주택가격은 안정대책의 영향과 계절적 요인이 겹쳐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2ㆍ4분기까지는 안정기조가 유지된다는 점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의견 일치를 보였다. 문제는 하반기다.
신학기를 앞두고 시작되는 7월 이사철을 기점으로 전세, 매매 등 주택가격이 상승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곽창석 이사는 “최근의 조치는 투기세력 등 수요측면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반해 아직도 전체적인 아파트수급구조상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며 하반기 집값 강세를 전망했다.
김영진 대표는 “7월부터 잠실재건축 아파트가 이주를 시작해 전세 및 구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하반기 집값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정부 규제 정책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집값은 근본적으로 수급에 따라 결정된다”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의 입주 주택이 상반기에 최저점을 이룬 뒤 하반기에 급증하게 되므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 다세대 다가구 건설 붐에 힘입어 실제 분양된 주택이 71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도 이 정도의 공급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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