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한국지부의 30년사는 한국의 현대사와 같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만으로도 한국의 인권 향상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서슬퍼런 유신정권 아래서 양심수 석방운동을 전개하며 이 땅의 민주화 운동과 행보를 같이 해 온 민간 인권운동단체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가 28일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지부장 허창수(61ㆍ독일 이름 헤르베르트 오타와) 신부는 “72년 지부가 탄생한 바로 그 해 유신헌법이 만들어졌는데 70년대 내내 유신과 싸우는 게 우리의 활동”이었다며 “자신의 양심에 따라 선택한 사상에 의해 자유를 구속 당할 수 없다는 우리의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강제 폐쇄된 이후 내부 문제로 자진 해체했던 한국지부는 93년 재건된 이후 최근까지 노조활동의 자유, 국가보안법 개폐 등 제반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 꾸준한 서명 운동 캠페인 등을 벌이고 있다.
서른 살에 독일에서 건너 와 30년 동안 한국의 인권운동과 노동운동에 앞장섰던 허 지부장은 “정치적 권리향상에는 적지않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성ㆍ장애인ㆍ노인 등 소수자의 사회적 권리향상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의 권한이 시정 권고에 머물러 구체적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약사집 ‘한국 앰네스티 30년! 인권운동 30년!’출판 기념회를 가진 지부는 내달 1일까지 한국일보사와 공동으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등지에서 세계인권포스터전을 개최한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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