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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끌고 윤정환이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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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끌고 윤정환이 밀었다

입력
2002.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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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27일 터키전에서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평가처럼 노장들의 투혼이 변화의 원동력이 됐다.특히 홍명보(33ㆍ포항)와 윤정환(29ㆍ세레소)의 가세는 공수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가장 돋보이는 변수로 꼽힌다.

지난 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이후 부상(홍명보)과 플레이스타일(윤정환) 문제로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났던 이들은 여론의 강력한 성원 속에 9개월만에 재발탁됐지만 그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됐던 지난 몇 개월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무엇보다 홍명보의 재합류는 대표팀에 엄청난 무게감을 실어 주었다.

그는 수비 안정은 물론이고 공격진으로 단번에 연결하는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지난 10여년간 한국축구의 핵이었던 그는 팀의 컨트롤타워로서 경기장 내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홍명보는 27일 터키전에 출전하면서 A 매치 출장기록을 122경기로 늘렸다. 한국선수중 최다기록 보유자였던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기록(121경기)을 경신한 것이다.

꾀돌이 윤정환의 복귀는 히딩크 사단의 골 결정력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천수 최태욱 등 어린 선수들의 경험미숙으로 패스가 최전방 공격수에게까지 연결되지 않았지만 윤정환의 감각적인 공간 패스로 결정적인 찬스가 많아진 것이다.

찬스를 창조해내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족이 결국 골 결정력 빈곤으로 직결된 대표팀에서 윤정환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윤정환의 수비능력과 체력에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던 히딩크 감독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정환은 스트라이커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황선홍은 “정환이와는 느낌이 통한다. 아주 편하게 패스해 준다”고 말했다. 최용수 역시 “윤정환은 공격수들을 편하게 해준다. 골드컵 때에 비해 경기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강조했다.

홍명보는 확고하게 중앙수비수로 자리를 잡았다. 윤정환은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아직 확답을 듣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코치진의 의견과 최근 활약으로 볼 때 월드컵호에 올라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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