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이 드디어 종착점으로 다가가고 있다. 국방부는 27일 “1단계 평가결과 F-15K와 라팔이 오차범위 3%안에 들어 2단계 평가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복잡하게 말했지만 쉽게 요약하면 ‘F-15K로 사실상 내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또 각 언론도 그렇게 보도하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본란(3월4일자)에서 지적했던 대로 ‘F-15K를 위한 사전각본설’이 하나씩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에 의하면 임무수행, 운용능력, 기술이전, 수명주기, 비용 등을 고려한 1단계 정량분석 결과 라팔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위인 F-15K와의 점수차이가 3% 이내로 근소하기에 1단계에서 결정할 수 없고 안보ㆍ외교ㆍ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한 2단계 정성분석에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최종결정은 남았지만 모든 이들의 예상대로 F-15K가 채택되면 ‘시험에서는 1등이었지만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식의 불공정 시비가 뒤따를 것이다. ‘성능은 라팔이 우수하지만 정치적 이유로 F-15K를 골랐다’는 것을 천하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석 달 전에 1단계 평가기준의 최저점수를 0점에서 60점으로 높이지 않았다면, 그래도 F-15K가 3% 오차범위 내로 2위를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선정했다고 만 되뇌고 있다. 무엇을 투명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국방부가 공개한 사실을 몇 번씩 살펴보아도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다.
F-X사업에 관한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국방부라면 무엇보다 4조원이 넘는 돈을 지불할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직 ‘넘어야 할 선’을 건너간 것은 아니므로 나중에 탈이 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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