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수능시험 직후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사설 입시기관이 수능 가채점 결과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된다.평가원측이 올해부터 수능 직후 가채점을 실시, 빠르면 다음날 예상점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사설 입시시관이 수능시험 2~3일 뒤 전국의 고3 수험생과 재수생 4만~7만명을 대상으로 각자의 채점결과를 취합ㆍ분석, 발표해왔다.
김성동(金成東) 평가원장은 “일부 대형학원에서 수능 직후 가채점 결과를 발표, 수험생에게 혼선을 초래했다”면서 “수능 결과에 대한 수험생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시험이후 신속히 예상점수를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설 입시기관이 경쟁적으로 실시해 온 가채점 결과는 수능 결과와 큰 오차는 없었으나, 기관마다 예상치가 들쭉날쭉해 수험생에게 혼란을 준 측면도 없지 않다.
평가원이 내놓은 가채점 방안에 따르면 서울시내 11개 지구 209개 고사장(지난해 기준) 가운데 지금까지 수능성적에서 비교적 평균에 가까운 1~2개 지구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가채점 대상은 전체 수험생(66만1,500여명 예상)의 3~6%에 해당하는 2만~4만명으로, 영역별 시험이 끝나자 마자 이들의 답안지를 OMR판독기로 처리해 빠르면 다음날 가채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가채점을 통해 영역별 평균점수나 영역별 최하ㆍ최고점 등을 공개하되 수능성적 공식발표때처럼 영역별 점수 누적분포표까지 공개할 지는 더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지방의 답안지를 서울로 옮길 경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채점 실시 대상지역을 잠정적으로 서울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표본집단이 많지는 않지만 대표성 있는 시험지구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수험생 각자의 기억에 의존하는 사설 입시기관의 가채점과 달리 수험생이 직접 작성한 답안지를 채점하기 때문에 신뢰성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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