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수원지방법원 210호 법정에는 1,087명의 피고가 한꺼번에 출두하는 사상 초유의 진풍경이 연출될 전망이다.경기 화성시 태안읍 병점리 송화초등학교 인근 한일타운ㆍ우남아파트 주민들이 그 대상으로 인근에서 철도기지창 공사가 시작되자 “학생들에게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해 줄 것”을 요구하며 16일부터 공사를 못하도록 농성을 벌인 게 발단이 됐다.
기지창 건설공사를 맡고 있는 ㈜한신공영측은 21일과 22일 두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공사방해중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고, 수원지법은 두 아파트 주민 1,087명에게 “29일 오후3시까지 수원지법 210호 법정에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발송했다. 법원은 소환장 발송에만 1인당 2,750원씩 모두 298만여원의 송달료를 들여야 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수원지법 민사30부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을 낸 한신공영이 대표자를 거명하지 않았고 주민들도 대표자 선임에 부정적이어서 주민 모두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무더기 소환장을 손에 쥔 아파트 주민들의 입장은 완강하다. 아파트 비상대책위 허연구(許然九ㆍ35) 위원장은 “통학로 대부분이 인도ㆍ차도의 구분이 없어 위험한데다 학생들이 1,2차례 무단횡단까지 해야 한다”며 “소환장을 받은 주민들 대부분이 이 같은 사실을 호소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법원에 출두하겠다고 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법원 관계자는 “심리가 열리는 210호 법정은 입석을 포함하더라도 200명밖에 들어갈 수 없어, 당일 심리진행이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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