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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추적시스템' EU 독자개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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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추적시스템' EU 독자개발 추진

입력
2002.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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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6일 미국의 위성추적시스템(GPS)에 대항하는 독자적인 ‘갈릴레오’ 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함으로써 우주를 무대로 한 미국과 유럽간의 경쟁이 본격화했다.갈릴레오 프로젝트는 고도 2만3,000 ㎞의 궤도에 쏘아올린 30기의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상에 있는 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해내는 항법 시스템이다.

이는 유럽이 우주 개발 분야의 열세를 만회하고 미국에 위성 정보를 의존하고 있는 처지에서 벗어나 ‘정보 독립’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다.

EU 교통 장관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2006년까지 시스템 개발비용으로 4억5,000만 유로(3억9,200만 달러)를 투입키로 결정했다. 2007년 위성 30기를 발사하고 2008년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때까지 총 34억~36억 유로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위성추적 시스템은 미국의 GPS와 러시아의 GLONASS뿐으로 갈릴레오가 출범하면 미국의 GPS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된다. 미국은 이 때문에 이중투자, 군사안보 위협 등을 내세워 갈릴레오 개발에 반대해왔다.

미 국방부는 지난 8일 성명을 발표, “GPS가 전세계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서 갈릴레오 개발을 중단토록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EU는 16일 바르셀로나 정상회담에서 갈릴레오 계획이 단순히 기술적인 사안이 아니라 21세기 국제 관계에서 정치적 전략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 개발을 강행키로 합의했다.

갈릴레오가 사용하는 기술은 기본적으로 GPS나 GLONASS와 동일하나 위성 수가 6기가 더 많기 때문에 정확도, 관측 범위 등에서 약간 우세하다. GPS는 반경 30㎙의 오차가 있는 반면 갈릴레오는 1㎙로 정확도가 높다.

또 갈릴레오는 GPS가 소홀히 하고 있는 유럽 북부와 도시 지역에 대한 관측이 유리하다. GPS와 GLONASS가 기본적으로 군사적 용도로 쓰이고 있고 민간 용도는 부수적인 반면 갈릴레오는 순수 민간용이다.

갈릴레오는 휴대폰 통신 분야 등에서 시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갈릴레오의 위성 신호가 차세대 GPS의 신호를 간섭, 적대적 세력에게 이용되는 등 안보를 위태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갈릴레오는 항공기, 차량, 휴대폰 등의 시장을 놓고 GPS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양측이 협력해 호환성을 가질 경우 기술적 상승효과가 기대되기도 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일상속에 파고든 GPS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주는 손목시계,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핸드폰, 목적지 까지의 최단 코스를 알려주는 자동차….

AP통신은 26일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 사용됐던 위성추적시스템(GPS)이 각종 가전ㆍ통신제품과 자동차 등에 쓰여 공상 과학 영화에나 등장했던 첨단 기술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GPS 업계의 총 수입이 42억 달러(5조5,000억여 원)에 이르는 등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GPS가 일상생활에 파고든 것은 위성 신호 수신기의 크기 및 제작 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불과 5년 만에 가격이 대당 3,000달러에서 100달러대로 떨어졌고 엄지손톱 보다 작은 수신기도 개발됐다. 최근 GPS 대중화 붐을 타고 매달 10만여 대의 수신기가 생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GPS가 삶의 질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버튼 몇 개만 누르면 가장 가까운 식당, 낚시나 파종에 적합한 장소를 알려주고 건물붕괴 등 재난 현장의 구조 작업을 지원하는 등 용도가 무한하다.

우범자 등의 인체에 GPS 칩을 이식할 수도 있다. AP통신은 “무엇이든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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