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나온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홍사덕(洪思德) 의원의 당 잔류 선언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전날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제시한 수습안이 적어도 형식상으로는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모두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탈당의 명분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렸음을 뜻한다.두 의원은 이날 당에 남을 뜻을 밝히면서 또 다른 고리를 만들었다. 대선후보 선출을 뒤로 미루자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당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고, 김 의원은 “조건은 아니지만 이 총재가 내분 수습을 위해 단안을 내린 만큼 받아야 한다”면서 “결과를 지켜본 뒤 내 입장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는 대선후보 연기론을 또 다른 탈당 명분 쌓기로 의심하는 시각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로서는 이 총재를 겨냥한 다목적 압박 카드로 해석하는 쪽이 다수다. 홍 의원은 이날 두 사람을 대표해 기자간담회를 했고, 김 의원은 전화통화에 응했다.
_잔류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홍 의원)“당 개혁을 둘러 싼 이견의 큰 가닥이 바로 잡혔다.”
_대선후보 선출을 전당대회와 분리, 연기하자고 주장하는 까닭은.
(홍 의원)“지지율 격차를 극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는 대선후보 선출을 연기할 경우 지지율 상승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는 뜻이다.”
_홍 의원과 전당대회 분리에 대해 사전 논의를 했나.
_(김 의원)“홍 의원이 ‘내가 제안할 테니 수용 여부를 지켜보면서 함께 행동하자’고 했다.”
_전당대회 분리가 받아들여지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인가.
_(김 의원)“절충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디로 나간다는 것은 옳지 않다. 수용되면 당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역할을 찾으려 한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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