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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교 보충수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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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교 보충수업 금지

입력
200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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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고교에서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강제적ㆍ획일적 형식의 보충수업이 금지되고 야간 자율학습도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다.그러나 최근 교육인적자원부의 보충수업 허용 후 상당수 학교가 보충수업 실시를 준비하고 있어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은 26일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 정규수업을 내실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정규수업을 저해하는 어떠한 형태의 보충수업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이날 발표한 학교교육 내실화 방안을 통해 그동안 사실상의 보충수업으로 편법 운용돼 온 교과관련 특기ㆍ적성교육을 종전과 같이 ‘주당 10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보충수업 형태의 특기ㆍ적성교육은 금지했다. 또 특기ㆍ적성교육이나 심야의 자율학습 시간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서울지역 일선고교에서는 교과진도를 나가거나 통일된 교재를 구입해 문제풀이를 하는 등의 특기ㆍ적성교육은 할 수 없으며 문예창작반이나 영어회화반, 실험탐구반 등 학생 희망에 의한 동아리 형태의 특기ㆍ적성교육만 허용된다. 유 교육감은 "학부모들이 요구한다고 해서 보충수업을 허용할 경우 학생들이 과거처럼 입시에 매달리게 되며 이는 자율성과 창의성 신장을 위해 진행해온 교육개혁을 퇴행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이와 함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0교시’ 수업과 관련, 오전 8시 이전의 획일적인 강제 등교를 금지하기로 했다.

최근 교육청의 조사결과 고3의 경우 서울 고교 중 오전 7시30분까지 39.9%에 달하는 등 총 74.6%가 오전 8시 이전등교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침을 작성해 일선 학교에 시달하는 한편 이를 위반하거나 강제적인 보충수업으로 민원이 제기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장학특별반을 구성,행정지도를 실시하고 재정보조금 삭감등의 행·재정적 제재를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일선 고교에서는 교육청의 보충수업 금지 방침이 발표되자 "도대체 보충수업을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혼란스러워 했다.또 전교조나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교육관리 단체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사립고교 교장이나 일부 학부모들은 "현행 입시제도하에서 보충수업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면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K고 김모 교장은 "교육부의 공교육 내실화 방안에서는 교육프로그램을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하라고 했는데 교육청은 안된다고 하니 누구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사립고인 K고 박모 교장은 "교육부의 공교육 내실화 방안을 보고 학생들의 수요조사 등 보충수업 준비를 진행해왔는데 이제 와서 금지하면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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