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파급 효과가 큰 PC와 반도체 산업의 조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아 난관과 비관론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민간소비 증가와 윈도XP 출시 등에 힘입어 빠른 회복이 기대됐던 PC시장에 ‘빨라야 3ㆍ4분기 이후에나 정상화가 기대된다’는 관측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용 PC판매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1999년 말 Y2K 문제에 맞춰 PC를 교체했던 기업들이 올해부터 업그레이드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업용 PC시장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도이체방크는 올 2ㆍ4분기 PC매출 전망치를 마이너스 2%에서 마이너스 6%로 하향조정하고, 연간 전망치 역시 5%에서 2%로 수정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경우 금년도 PC 출하대수를 작년 말 전망치인 1.8%에서 3%로 상향조정하면서도, 가격하락으로 인해 매출은 최고 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도 지난 주 강연에서 “소비자들이 공격적으로 PC구입에 나서 전체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기업부문의 PC수요는 여전히 저조한 상태”라며 “대다수 기업들이 경기회복 추이를 지켜보며 투자를 늦춰 잡고 있어 세계시장 전체는 여전히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PC시장 회복은 3ㆍ4분기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살로먼스미스바니는 “2ㆍ4분기 출하는 3~4% 정도 줄어들 것이며 증가세로의 반전은 빨라야 3ㆍ4분기, 늦으면 내년 1ㆍ4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C시장의 비관론이 확산됨에 따라 반도체시장의 조기정상화도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전통적 비수기인 2ㆍ4분기를 앞두고 4.3달러까지 급상승했던 반도체가격(128메가 SD램 기준)이 최근 3.5달러대로 후퇴한 것도 최대 수요처인 PC산업의 회복지연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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