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이인제ㆍ노무현 민주당 고문의 최근 지지도 변화를 주식시세에 빗대어 해석하는 얘기가 증시주변에 나돌고 있다. 정치판세를 시장 관점에서 해석할 경우 중요한 시사점이 발견된다는 것이다.▼이회창 주(株)
한동안 누려왔던 최고 우량주 자리가 급격히 동요하고 있다. 원인은 지배구조의 투명성 논란. 사내 소외그룹(비주류)과 청년간부(소장파)들이 이른바 ‘제왕적 리더십(황제경영)’과 사장 직계라인의 정보 및 정책결정 독점(측근정치) 문제를 강력 비판함에 따라 경영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문제되고 경영구조가 동요하는 기업은 투자자들의 기피대상. 블루칩 지위를 조기 회복하려면 고도의 경영능력(정치력)을 발휘해 지배구조 개편과 사내분란 수습 과제부터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주
연일 상한가속에 최고 인기주로 부상했다. 투자자 계층(청년층)도 제한적이었고 전국적 기업도 아니었지만, 영업망이 전혀 없던 광주 투자자들에게까지 대호평을 받으면서 전국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문제는 단기급등 만큼 급락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점. 일부에선 ‘묻지마 투자’란 지적도 있다. 기존 대형주에 대한 실망감으로 야기된 ‘반사이익’도 컸기 때문에, 확실한 수익모델(국정운영비전)과 투명한 이미지를 결산(대선)시점까지 유지하지 못한다면 최근 가세한 단기 투자자들은 떠날 공산도 크다. 경영철학에 대한 거부세력(보ㆍ혁구도)이 많은 것도 부담이다.
▼이인제 주
사내 대주주(동교동계)의 지원속에 ‘이회창 주’에 필적할 유일한 대안주로 평가받았지만, ‘노무현 주’의 돌풍에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현물시장(현재 경선순위)에선 여전히 우세하지만, 선물(경선 전망)쪽 흐름이 밝지 않다.
1997년 시장규칙을 위반(경선불복)한 뒤 장외시장으로 뛰어나간 전력이 두고두고 짐으로 남고 있다. 최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노무현 주의 작전 가능성(음모론)을 제기했지만, 오히려 미확인 루머 유포로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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