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매 천국 "숨은 보물 잡아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매 천국 "숨은 보물 잡아라"

입력
2002.03.27 00:00
0 0

주부 전모(39ㆍ경기 분당구 야탑동)씨는 요새 길을 걷다가도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손으로 입을 가리곤 한다.7년 동안 공들였던 ‘내 집 마련의 꿈’을 마침내 이뤘기 때문이다. 그것도 시세보다 3,600여 만원 싸게 말이다.

그는 지난 1월 중순 수원지법 성남지원 경매2계에서 3번째 도전 끝에 분당구 야탑동 목련마을 화성빌리지 31평을 16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낙찰을 따냈다. 가격은 1억7,800만원으로 입찰가(1억4,400만원)를 훨씬 웃도는 금액.

전씨는 낙찰가에 등기비용 1,300만원과 입주자 이사비용 300만원 등을 추가해 1억9,400만원에 내 집을 마련했다.

그런데 전씨는 얼마 전 자신의 집과 같은 조건의 연립주택이 2억3,000만원에 팔렸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전씨는 경매를 통해 3,600만원을 절약한 것.

■발품 들이면…

▼재테크의 핵심 수단 오프라인 경매

최근 주변에서 주부 전씨처럼 부동산 경매를 통해 쏠쏠히 재미를 봤다는 사람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법원의 부동산 경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타짜’(전문 경매브로커)들의 독무대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들이 “먹을 것이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을 정도로 ‘개미 투자가’들이 경매에 몰려들고 있다.

더구나 올 7월부터 새로운 민사집행법 시행으로 경매절차와 과정이 투명하게 돼 일반 수요자들이 보다 안심하고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문호가 열릴 전망이다. 이러다 보니 벌써부터 경쟁은 치열해지고 과실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는 상황.

그러나 전문가들은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부동산 경매는 여전히 ‘보물창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시점에서 내 집 마련 수요자라면 반드시 경매를 노려볼 것을 권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노릴만한 대상은 시세보다 감정가가 크게 낮은 물건. 감정한지 6개월이 지나 경매에 나온 다세대주택, 단독 주택, 아파트 등을 노리는 것이 좋다. 보통 경매주택은 경매개시가 결정된 후 보름 내에 감정작업이 이뤄진다.

경매번호 앞에 붙은 ‘99타경’ ‘00타경’등은 입찰에 부쳐진 연도다. 이런 물건은 2~3년 전에 감정된 물건이기 때문에 시세보다 감정가가 저렴하다.

윤재호(尹在浩ㆍ40) 메트로컨설팅 사장은 “시세보다 감정가가 싼 물건을 노리려면 경매정보지 등에서 입찰정보를 재빨리 확인한 후 현장을 방문, 시세를 파악해야 한다”며 “최소한 5번 이상은 참여해봐야 경매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10%(1,000만~1,500만원), 대형아파트는 15~20%(5,000만원정도)등 차익에 지나친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보물은 널려있다고 지적했다.

미술품 경매도 최근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과거 기업이나 재산가의 소장품으로만 인식되던 미술품이 투자 대상으로 변한 것.

더구나 최근에는 ‘미술품도 돈이 된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재테크에 예민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젊은이들의 참여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의 투자 대상은 수 억원 대에 이르는 유명화가의 작품보다는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무명 화가의 중ㆍ저가 작품. 즉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미술품 경매장은 서울옥션(평창ㆍ청담동)과 관훈동의 미아아트경매 등 2곳.

평창동 옥션하우스를 찾은 한모(31)씨는 “운이 좋으면 좋은 작품을 장만할 수 있지만, 좋은 작품을 감상하며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경매장을 다녀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잘 사는 것만큼 제값을 받고 파는 것도 재테크의 핵심. 이러한 개념을 도입한 것이 바로 중고차 경매.

1994년 처음 등장한 한국자동차 경매장에 이어 최근 대우자동차의 서울자동차 경매장(경기 기흥)과 현대ㆍ기아차 경매장(경기 광주시 오포면) 등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매는 새로운 중고차 유통수단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중고차 경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투명성 때문. 경매 업체에선 철저한 평가시스템을 통해 중고차의 성능을 공개하고 낙찰가를 곧바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 중고차를 내놓은 일반인들이 자신의 차 가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팔품 들이면…

▼머리핀에서 자동차까지 온라인 인터넷 경매

인터넷 경매는 대상에 제한이 없고 굳이 움직이지 않고 집에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의 장점이다. 24시간 꺼지지 않는 사이버 경매소들이 인터넷 공간에 들어와 경매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옥션, 이셀피아, 와와 등 80여 개의 크고 작은 경매사이트가 있으며 외국의 경우 이베이(www.ebay.com)가 가장 유명하다.

인터넷 경매는 해당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동시에 곧바로 참여할 수 있다. 판매자들이 게시판에 물품 설명과 사진, 최저입찰가격, 마감시한 등을 게재하면 구매자들이 이를 보고 원하는 가격을 써서 응찰한다.

판매는 마감시한까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구매자가 해당 제품 가격을 온라인송금 또는 신용카드로 입금하면 이뤄진다. 업체는 경매가 성사된 제품의 판매액 가운데 1.5~5%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대부분의 경매사이트에서는 머리핀부터 자동차까지 생활에 쓰이는 대부분의 물품이 취급된다. 옥션에서 거래되는 물품만 50만 건에 이를 정도.

간혹 인터넷 주소(도메인)처럼 사이버 공간에서만 쓰이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상품이 거래되는 것도 인터넷 경매의 특징이다.

또 게시판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사연을 주고 받으며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

인터넷 경매를 이용할 때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우선 경매 마감 5분전을 노려야 한다. 먼저 입찰한 사람들이 제시한 가격보다 약간 높은 가격만 적어내도 손쉽게 낙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찰 전에는 반드시 같은 제품의 시중 판매가격을 확인해 비싼 가격에 입찰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배송료가 구매자와 판매자 가운데 어느쪽 부담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반품 및 애프터서비스(AS)여부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주의할 점은 사이트의 금전사고 가능성. 더러 신용이 불량한 판매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판매자의 신용정보를 공개하거나 매매보호장치를 갖춘 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좋다.

매매보호장치를 갖춘 사이트들은 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금액을 환불해 주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