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에게 1999과 2000년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삼성 상용차 출자와 관련한 4,000억대의 부실 때문에 영업이익이 나더라도 대차대조표상 적자를 면치 못해 주가가 2년 이상 액면가를 훨씬 밑도는 수모를 당했고 삼성계열사중에서도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다.하지만 2000년 2,251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550억원 흑자로 전환하면서 삼성중공업의 힘찬 날개짓이 시작됐다. 당장 1조8,000억원대의 차입금이 작년 말 1조3,000억원대로 줄어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축소됐고, 선가(船價)가 상승한 지난해 수주한 물량이 올해 건조돼 출하되는 만큼 경상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펀더멘털에 근거한 주가랠리의 모멘텀을 찾았다는 얘기다.
특히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 수주비중이 80%에 달해 영업이익 증가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교보증권 임채구 책임연구원은 “선가 상승 시점의 수주분 건조로 올해 영업 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60.7% 증가한 4,23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동종 경쟁업체인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월 이후 지금까지 주가 상승률이 각각 131.0%와 23.0%인데 반해 삼성중공업은 6.0% 상승에 그친 6,500원대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임 연구원은 “수익 구조 개선을 볼 때 추가 상승여력을 확실히 갖추고 있다”며 1만700원을 12개월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현대증권 김학래 연구원도 “선박 공급과잉 상태가 아직까진 유지 되고 있지만 경기회복과 더불어 해상 물동량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공급과잉 상태가 점차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은 선박의 발주나 수주시황이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대우증권 이종승 수석연구위원은 “현재로선 경기회복으로 인해 수주시황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만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중공업은 비교적 수주잔고가 풍부해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지만 해운경기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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