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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특사회담 전략 부심 / '김정일마음 돌리기' 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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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특사회담 전략 부심 / '김정일마음 돌리기' 역점

입력
200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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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에 방북하는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의 최대 목표는 미국의 대북 강경책으로 위축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김 위원장이 화해와 평화 쪽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면 경의선 연결 등 현안들도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6일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이 특사회담의 전략을 짜고 ‘대차대조표’를 조율했다.

정부가 이번 회담의 1차적 과제로 한반도 긴장예방을 꼽은 것도 ‘김심(金心ㆍ김정일의 마음)’을 돌려야 남북관계가 정상화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임 특보는 북미ㆍ북일 관계 등 세계정세적 차원에서 북한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김 위원장에게 ‘조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도 ‘민족 앞에 닥쳐온 엄중한 사태’를 다루겠다고 밝힌 만큼 이 문제에 적극성을 띨 공산이 크다.

그러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남북간 시각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측은 남측이 제기할 핵ㆍ미사일 문제를 자위적 사안이라며 북미협상의 핵심으로 간주해왔다. 북측이 한미연합훈련 등을 비난하며 남측을 몰아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 특보는 남측의 개입을 미국의 강경책을 누그러뜨리는 지렛대로 적극 활용하도록 북측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이 안보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찾을 경우 지난해 11월 6차 장관급 회담 결렬 이후 4개월여 중단된 당국간 대화도 순차적으로 복원될 수 있다. 임 특보는 금강산 관광지원 등 남측 당국의 협조를 강조하며, 이산가족 행사 등 ‘5대 과제’의 이행을 다그칠 생각이다.

임 특보는 특히 올해 남북관계의 뜨거운 감자인 월드컵과 아리랑 공연의 연계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에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참가하면, 그 위상이 배가될 뿐더러 골칫거리인 테러 우려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임 특보는 북측을 설득하기 위해 식량ㆍ비료 등 남측이 갖고 있는 모든 카드를 적절히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대북 지원은 특사파견과 연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으나, 파종ㆍ춘궁기를 앞둔 북한의 현실을 감안하면 대북지원은 불가피한 의제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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