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선박 건조 1,000척의 대기록을 세웠다.현대중공업은 26일 미국 OSG사에서 수주한 11만3,000톤급 원유운반선을 인도함으로써 선박 1,000대(7,754만DWT)를 건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1972년 조선소 기공 30년 만에 세운 ‘세계 최단 기간에 최다 건조’ 기록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의 대우조선(82년 이후 483척 건조), 삼성중공업(79년 이후 300척 건조)에 견주어도 큰 차이다.
현대중공업이 처음 인도한 선박은 74년 6월 26만6,000톤급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 70년 조선소 설계도만 달랑 들고 그리스 리바노스사 회장을 만난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500원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으로 설득해 첫 수주한 일화는 지금도 불굴의 신화로 남아 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83년 선박 수주ㆍ건조에서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서는 등 기록행진을 해왔다.
86년에는 세계 최대의 화물선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36만5,000톤급 화물선, 94년에는 한국 최초의 LNG(액화천연가스)선, 2001년에는 세계 최초의 31만5,000급 초대형 쌍축유조선 등을 건조했다.
현재 세계 선박 건조량의 15%를 점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지난해 세운 사상 최대 건조(56척)를 넘는 60척(31억달러)을 건조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측은 “세계 조선사에서 현대중공업의 기록은 창업주 정 명예회장이 보여준 것과 같은 한국인의 저돌적 의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런 정신을 퇴색시키지 않고 업계의 리딩 컴퍼니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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