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이라구요. 십시일반(十匙一飯)하면 큰 돈 됩니다.”몇 백원 몇 천원에 불과한 저렴한 상품을 판매해 적게는 1백억원에서 많게는 수 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의 ‘작은 거인’들이 세계를 누비고 있다.
첨단 기술이 자웅을 겨루는 무한경쟁의 세계시장에서 소박한 제품으로 탄탄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이들 중소기업의 성공 비결은 역시 ‘품질’이었다.
펜 전문기업인 ㈜프린텍의 지난 해 매출액은 약 80억원. 수출단가가 200~300원 정도인 펜을 3,500만~4,000만개 만들어 해외에 판매해 거둔 액수이다.
프린텍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 해 매출액을 지난 해의 두 배에 가까운 15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최근 개발한 수성펜 ‘워터 스테이션’이 적어도 50억원 이상 수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워터 스테이션은 기존 수성펜보다 2~3배 오래 쓸 수 있는 잉크와 밖에서 잉크를 볼 수 있는 고급 디자인을 채택한 펜으로 수출가는 350원대이고 소비자가격은 1,000원선.
프린텍 김장유 사장은 “우리 회사의 펜은 일본 독일 등 선진국 경쟁사들에 못지않은 품질과 30~40%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도기 전문기업 ㈜도루코의 주력 상품인 두날 면도기의 가격은 1,000원 내외에 불과하고 면도날은 100원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난 해 매출액은 540억원이었고 올 해는 7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도루코는 올 해 출시한 프리미엄급 삼중날 면도기인 ‘윈3’(700원선)와 ‘터치3’(500원선)에서 15억~2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도루코는 특히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의 대형 유통업체와 제휴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내년에는 무난히 매출 1,000억원 시대를 열 전망이다.
이 회사 오수택 차장은 “삼중날 시스템 면도기와 같은 프리미엄급 면도기가 해외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제품의 고급화를 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줄자 전문기업인 ㈜코메론은 미국의 스탠리, 루프킨과 함께 세계 3대 줄자 브랜드로 통한다. 창업 이후 39년간 코메론이란 브랜드로 해외 시장을 뚫은 끝에 지금은 200여종의 줄자를 8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업체의 저가품과 차별성을 두고 동시에 미국의 메이저 기업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독자 브랜드를 개발한 덕이다.
지난 해 영업성과는 매출 260억원, 순익 58억원. 코메론 백승운 과장은 “올 해부터는 브로셔와 포장지에 태극기를 새겨 넣어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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