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는 서초구 추모공원 건립공사를 예정대로 강행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추모공원 건립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한 서울시는 다음달 15일께 기공식을 갖고 진입도로 공사를 시작하는 등 추모공원 건립공사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와 주민들은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공사진행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시가 이처럼 아직 주민들과 협의조차 끝내지 못한 추모공원의 건립 강행을 천명한 것은 화장 수요가 나날이 급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 상태인 벽제화장장의 하루 평균 화장 건수는 85건으로 하루 적정 화장 건수인 63건을 크게 웃돌고 있다.
또 1997년 30%대에 그쳤던 서울시 화장률이 지난해에는 52%로 급증했고, 2~3년 후에는 70%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납골시설도 포화상태에 이르러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는 지난 1월 1만6,000여기 정도의 납골시설을 추가로 마련했지만 전체 7만2,000위중 이미 5만8,000위 정도가 사용되고 있어 이것도 곧 ‘만원’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하루 평균 화장처리건수가 2000년 69구에 이어 지난해 76구로 계속 한계 수요를 넘어서고 있다”며 “서초구의 추모공원 건립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초구 측은 시의 공사강행 방침에 펄쩍 뛰고 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을 상대로 한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공사에 들어가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청계산 지키기 범국민운동본부 측도 “시가 벽제화장장의 수요초과를 강조하면서 기공식과 도로건설 일정 등을 밝힌 것은 구와 주민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만약 시가 주민들의 뜻을 거스르며 공사를 강행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장장 건립을 놓고 장외(場外)에서 계속돼 온 시와 구의 ‘샅바싸움’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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