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도 한인회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미국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한인회를 떠올리고, 일본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민단이나 조총련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일본에도 미국식 한인회를 지향하는 새로운 한국인 조직이 생겨나 활동하고 있다.
바로 재일본 한국인연합회(회장 김희석ㆍ金熙錫)다. 이 조직은 2001년 5월 결성됐다. 아직 회원이 60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 조직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뉴 커머’라고 부른다.
일본에 유학이나 파견근무, 결혼 등으로 와서 정착한 ‘이민형’ 재일 한국인이라는 뜻이다. 해외여행자유화 조치 이후인 1980년대말 이후 일본에 건너온 사람들이 많다.
과거의 재일동포 사회가 식민지 시대 강제징용 등으로 일본에 끌려와 역사의 혼란기에 정착한 1세대와 그 후손들로 형성됐다는 점에서 이들 ‘뉴 커머’와는 정체성이 조금 다를 수 밖에 없다.
아직 일본어 보다는 한국어가 편하고 한일간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개척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재일한인회측은 이러한 ‘뉴 커머’가 18만명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재일한인회는 결성선언문에서 “민족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서로 격려하고 정보공유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나아가 한일 교류의 실질적 담당자로서 역할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치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 조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회원은 자격을 박탈한다. 그렇다고 민단과 대립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를 모색하고있다.
재일한인회는 우선 한국 음식점과 상점 등이 밀집해 일본에서도 명소가 된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의 오쿠보도오리와 쇼쿠안도오리를 중심으로 일본 상권 및 주민들과 공존하는 코리아타운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일본에 정착하려는 한국인을 위한 법률상담과 구직ㆍ구인 안내 등 지원 활동도 열심이다. 신주쿠 중앙공원에서 한인 노숙자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거리청소를 하는 등 지역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외국인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연구회도 만들었다. 이처럼 한인회와 ‘뉴 커머’의 존재는 민단과 조총련으로 양극화되어있던 재일한국인 사회가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haninhe.com , 전화 일본(03)5287-2671~2.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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