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다음 주가 프로포즈 마지막 방송이예요”“예? 왜요?”
“아니, 3월도 됐고 음반작업도 있어서 좀 쉬고 싶어서요”
“아, 예…”
19일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 녹화장.
초대 손님 나온 박학기에게 노래를 부탁하기 직전, 이소라가 느닷없이 그만두겠다는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박학기가 당황한 것은 물론이고 무대 뒤의 제작진과 매니저의 얼굴이 하얘졌습니다.
녹화 직전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으니까요. 이미 많은 사람이 들어버렸기에 편집도 못하고 23일 그대로 방송이 되었습니다.
이소라가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은근히 사람 웃기는 말솜씨로 짧은 기간에 스타 진행자로 떠오른 이소라.
그녀가 그동안 여러번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은 방송가와 가요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얘기입니다.
가수로서 음악에 집중하고 싶고, 정기적으로 무엇을 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성격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오죽하면 지난해 10월 5주년 특집방송에서 ‘…프로포즈’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세계 8대 불가사의로 꼽았겠습니까.
하지만 심야 시간대임에도 꾸준한 시청률을 올리는데 방송국에서는 절대 놓아줄 리 없지요. 이소라의 폭탄선언의 심정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꼭 그런 방법 밖에 없었을까요. 시청자들 앞에서 뱉어버리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태도는 너무 무책임합니다.
이소라는 1월에도 녹화 직전 갑자기 사라져 제작진을 애태웠고, 결국 박진영이 대타로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또 프로그램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녹화장에 온 가수 K, P, U 등이 출연하면 진행을 하지 않겠다고 해 PD가 섭외한 가수를 그냥 돌려 보낸 적도 있습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방송이긴 하지만 역시 책임있는 태도는 아니었습니다.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PD가 섭외한 다른 가수의 출연도 이미 정해진 약속이니까요.
불과 5개월 전 5주년 특집방송 때 이소라는 시청자들에게 이런 말도 했습니다.
“피부 관리만 잘 될 수 있다면 앞으로 10년은 더 진행하고 싶다”고.
하지만 그 말은 “쉬고 싶다”는 한 마디에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어 버렸습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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