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는 타지 학생들이 많은데, 기숙사가 부족해서 대개 자취들을 해요. 힘들게 자취하는 학생들을 위해 작은 공부방이라도 하나 만들어주자고 생각했습니다.”정년퇴임한 노 교수가 제자들을 위해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기숙사로 내놓았다.
한국지리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한 정장호(鄭璋鎬ㆍ66) 강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는 최근 대학을 떠나며 자신이 살아왔던 강원 춘천시 후평동 16평 아파트 한 채를 학과 기숙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동문회에 기증했다.
그의 숨결이 구석구석 담긴 아파트는 그의 호를 딴 ‘고봉(皐峰) 학사’라는 이름으로 지리교육과 여학생 5명의 기숙사로 활용되고 있다.
고봉학사는 서울에 사는 정 교수가 주중에 거처로 사용하기 위해 1985년 구입했던 아파트였다.
1980년 강원대에 부임한 정 교수는 퇴임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끝에 아파트를 팔아 장학금을 주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너무 싼 은행 이자로는 장학금 운용이 어려울 것 같아 고민하던 차에 기숙사를 만들자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아파트는 스승의 뜻을 받든 졸업생 선배들이 필요한 가전제품이 기탁하면서 고봉학사로 다시 태어났다.
여학생들은 관리비 등 제반 세금을 공동 부담하지만 여느 기숙사보다 훌륭하다고 입을 모은다.
명예교수로 1주일에 한번씩 강의할 예정인 정 교수는 “고봉학사에 기거하는 학생들은 학업에 열중하면서 올바르게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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