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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 라이프] 소나기가 바위를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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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 라이프] 소나기가 바위를 뚫는다

입력
2002.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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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이 부자인 까닭사법시험 준비를 하면서 학교 도서관에 다닐 때의 일이다. 공부를 많이 하든 적게 하든 상관하지 않고 맨 처음 입실해 맨 나중에 퇴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후 변호사가 되었을 때에도 한동안은 법정에 맨 처음 도착하는 변호사가 되고자 노력했다. 그러다가 골프연습장에 나가기 시작할 무렵 골프를 잘 치겠다는 생각보다는 가장 먼저 연습장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내가 골프연습장에 일등으로 도착한 적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부자들이 부자인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부지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골프연습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가 부자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채를 연습할 것인가

L씨는 매일 골프연습장에 나와 골프채 13개 모두를 연습한다. 샌드웨지부터 드라이버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휘둘러 보고는 깨끗이 닦아 일렬로 가지런히 세워두면서 연습을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퍼팅실에 간다. 퍼팅실에서 연습하는 동안 가끔씩 설렁탕 내기를 하면서 전의를 불태우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거의 오로지 두 개의 클럽만 연습한다. 웨지와 드라이버, 혹은 웨지와 미들아이언. 그러나 드라이버만 연습할 때도 있다.

■어디서 연습할 것인가

최고의 연습장은 볼의 낙하지점을 볼 수 있는 천연 잔디밭으로 된 곳이라 생각한다. 그 때문에 거리가 짧은 실내연습장에는 거의 가지 않는다.

어쩌다 실내연습장에 가는 경우 짧은 어프로치 연습만 한다. 그 곳에서 드라이버를 휘두르고 있는 사람을 보면 웃는다.

골프연습장에 가서 타석을 배정받을 적에 때때로 직원들이 묻는다. “왜 변호사님은 항상 구석진 자리만 달라고 하느냐”고. 그럴 때마다 “그 곳에는 바로 앞에 큰 거울이 있어서 내가 어떻게 스윙을 하고 있는 지를 볼 수 있어 좋다”고 대답한다.

■골프연습의 방법

어느 해였던가, 충청도 보은 땅에 큰 홍수가 난 직후 그 곳에 가 본 적이 있다. 세상이 뒤바뀌어 있는 것을 보았다.

논밭은 자갈밭이 되고, 내는 둑이 되고…. 사람들은 이슬비에 바위가 뚫린다고 말하지만 내가 살아있는 동안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란, 이슬비가 아니라 양동이로 퍼붓는 듯한 소나기가 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문뜩 했다. 그래서 나는 골프연습을 할 때도 상당한 기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믿고 있다.

소동기 변호사

sodongki@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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