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더 뛰기 전에 이사를 해야 할 텐데….’본격적인 이사 시즌이 시작되면서 서민들의 마음은 더욱 분주하다. 아이들이 제법 자라면서 집을 옮기긴 해야 하는데 평수를 늘리자니 자금이 부족하고. 부동산 가격마저 계속 들먹거려 불안하기까지 하다.≫
돈을 빌려 집을 산다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우선적으로 활용할 만하다. 빌릴 수 있는 금액 한도로 보나, 금리로 보나 금융권의 대출상품 중에는 조건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
최근엔 은행권의 가계대출 경쟁이 가열되면서 고객 입장에선 돈 빌릴 수 있는 여건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마다 이자와 상환 조건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한 푼의 비용이라도 줄이려면 각 상품의 내용을 꼼꼼히 비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주택담보대출, 금리만 보지 말라
경기회복 조짐과 함께 시중 실세금리가 상승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낮은 편.
대다수 은행들은 양도성 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에 가산금리를 얹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결정하는데 CD수익률이 오르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고객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월 말 현재 국내 시중은행과 외국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는 5.9~6.8% 수준.
최저 금리가 5.95%인 HSBC나 모든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6.1%의 금리를 적용하는 씨티뱅크 등 외국계 은행이 국내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자가 싼 편이다. 하지만 국내은행들도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고객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빛은행은 봄 이사철을 맞아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최저 5.90%까지 할인해주는 ‘특판행사’를 실시중이다.
총 1,000억원 한도 내에서 타행대환 대출(다른 은행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리는 것)이나 주거래 고객에겐 각각 0.1%씩 금리를 우대, 최저금리를 HSBC보다 낮게 유지하고 있다. 신한이나 외환, 제일 등도 최근 가산금리 폭을 잇따라 하향조정, 금리차별화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이 내세우는 금리조건은 대부분 특정고객만 해당되는 ‘최우대 금리’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은행들은 주로 신용도가 높은 맞벌이 부부나 ▦의사ㆍ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아파트관리비나 공과금 등을 자동 이체하는 단골고객 등의 조건을 두루 갖춘 사람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고시금리는 자칫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금리가 낮더라도 대출한도나 근저당권 설정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 등 부대조건이 나쁠 수도 있으므로 금리만 보고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따라서 담보대출을 받을 때에는 은행별 대출조건을 다각도로 비교해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고르는 전략이 요구된다.
현재 담보설정비를 완전 면제해주는 은행은 HSBC, 씨티, 한빛 등 3~4 곳뿐.대다수 은행들은 ▦3~5년 만기 상환시 ▦대출액 2,000만원 이상 등의 조건이 충족될 때만 담보설정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대출금을 전액 또는 일부 상환할 때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은행마다 조건이 제 각각이므로 반드시 비교항목에 넣어 따져봐야 한다.
한빛은행 김인응 재테크팀장은 “이자가 1% 가까이 싸다 하더라도 근저당비 하나만 부담해도 1% 이상의 높은 금리를 무는 격이 될 수 있다”며 “본인의 자금 운용기간과 금융 비용을 잘 살펴 대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다양한 전세자금대출
전세금이 모자라 애를 태우는 서민이라면 전세자금대출에 눈을 돌려보자. 자격만 된다면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저소득 영세민 전세자금’을 빌리는 것이 최선.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영세민 확인을 받아야 이용할 수 이 자금은 연 이자율이 3%에 불과해 아주 유리하다. 대출 규모는 서울의 경우 전세보증금 3,500만원의 70%까지 가능하지만 정부가 조만간 상한액수를 높일 예정이어서 실질적인 혜택이 늘어날 전망이다.
근로자 중에도 연간소득 3,000만원 이하로 최근 6개월간 무주택자라면 이 자금을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영세민 부문)과 한빛은행(근로자 부문)에서 취급중이다.
집주인이 갑자기 전세금을 큰 폭으로 인상해 달라고 할 때는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차액 자금’을 활용할 만하다. 국민은행에서 3,000만원까지 7.5%의 금리로 빌려준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에 사는 만 20세 이상인 세입자가 같은 집에서 재계약을 할 경우 인상차액의 50%,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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