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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스 드라마 넋잃은 그린…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생애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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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스 드라마 넋잃은 그린…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생애 첫승

입력
2002.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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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m짜리 이글→8.4m의 버디→8.7m 파퍼트 성공.무명 프로골퍼 크레이그 퍽스(뉴질랜드)가 25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파72)에서 열린 미 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4라운드서 마지막 16~18홀을 환상적인 그린쇼로 장식하며 우승했다.

이를 지켜본 타이거 우즈(미국)는 “정말 믿을 수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퍽스는 이날 막판 선전에 힘입어 이븐파 72타를 기록,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2위의 스티븐 에임스(미국)를 2타차로 따돌렸다.

퍽스보다 경기를 먼저 끝낸 에임스는 5타를 더 줄여 한때 선두로 나섰으나 퍽스의 막판 분전에 밀렸다.

퍽스에게는 행운이 잇따랐다. 갈림길은 16번홀(파5). 퍽스는 15번홀(파4)에서 60㎝짜리 파퍼트를 놓치는 등 무려 6개의 보기를 범해 에임스에 1타차 선두를 내준 상황이었다.

퍽스의 세컨드샷이 그린 오른쪽 깊은 러프에 꽂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컵 전방 6.3m거리의 러프에서 날린 칩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 이글, 다시 단독선두에 올랐다.

퍽스는 호수로 둘러싸인 공포의 17번홀(파3)에서 다시 8.4m 버디퍼트를 그대로 컵인, 2타차로 격차를 벌려 승세를 굳히는 듯 했다.

마지막 18번홀(파4). 방심한 탓이었을까. 퍽스의 드라이버 샷이 숲에 빠졌다. 일단 페어웨이로 볼을 빼낸 퍽스는 서드샷을 날렸으나 그린 턱에 걸렸다. 위기 상황이었지만 또다시 행운이 찾아왔다.

컵 8.7m거리에서 웨지로 살짝 걷어올린 볼이 그린을 튀며 거짓말처럼 컵으로 굴러들어갔다. 퍽스는 모자를 땅에 벗어 던지며 생애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날 1위였던 칼 폴슨(미국)은 4연속 보기를 범하며 5오버파로 부진,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4위로 내려 앉았다.

대회 2연패를 노린 우즈는 2오버파로 무너져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4위에 그쳤다. 최경주(슈페리어)는 1타를 줄여 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 28위에 자리했다.

■크레이그 퍽스는 누구

36세. 2000년 투어에 진출한 프로 데뷔 3년차. 지난 해 상금랭킹 113위로 가까스로 올 시즌 풀시드를 따냈다.

투어대회 우승경력은 없고 지난 해 혼다클래식 2위가 최고 성적. 퍽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투어 우승이 없는 선수에게 28년 동안 첫 승을 내주지 않았던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오랜 전통을 깼다.

또 프로진출 3년 동안 벌어들인 상금보다 더 많은 108만 달러를 우승상금으로 챙겼고 3년간 마스터스대회 자동 출전권도 얻어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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