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확정은 5월에나 가능하다.”유럽 전지훈련 중인 축구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23일(현지시간) 훈련이 끝난 뒤 “4월 코스타리카, 중국 등과의 평가전에 J리거 등 해외파 선수 대부분이 합류하지 못하고 부상 등의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에 엔트리를 지금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달 초 “전지훈련을 마치는 3월 말게 엔트리를 사실상 확정 (발표) 하겠다”고 밝혔던 당초 입장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선 셈이다. 그가 또 다시 최종 엔트리 확정 시기를 늦춘 이유는 선수들의 부상변수를 고려하고 마지막까지 경쟁심을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큰 성장을 보인 것이 전지훈련의 성과”라며 “성장속도가 빠른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를 구분해 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부상선수의 경우 다른 선수들의 성장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유감스럽지만 이들이 팀 발전을 가로막는다면 과감히 제외시키겠다”며 부상에 대한 본인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부상으로 제 기량을 입증 못한 이임생 이민성 등의 탈락이 거론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유럽진출 선수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그는 “유럽진출 선수들이 과거에는 거물(Big shot)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특히 심재원(프랑크푸르트)에 대해서는 “현재 소속팀에서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어서 엔트리 포함이 불투명하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오늘 훈련을 봤으면 (베스트멤버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도 전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훈련 멤버는 현 상황에서 조합할 수 있는 최강의 팀이었다.
“공격과 수비 때 포메이션이 수시로 달라질 수 있다”는 히딩크 감독의 말대로 대표팀은 이날 3_4_3 또는 3_4_1_2 등 다양한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우선 투톱에는 황선홍(가시와 레이솔)과 최용수(이치하라)가 기용됐다.
3톱일 때는 최용수가 가운데, 황선홍과 유상철(가시와)이 좌우로 포진했다. 윤정환(세레소 오사카)은 공격형 미드필더, 이영표(안양)는 왼쪽 미드필더, 김남일(전남)은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김태영(전남)과 홍명보(포항)가 3백라인에 섰고 송종국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공격과 수비를 오갔다. 골키퍼는 김병지(포항)가 맡았다.
히딩크 사단은 스페인에서 21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24일 캠프를 스페인에서 독일 보쿰으로 옮겼다. 히딩크 감독은 27일 터키와의 평가전에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멤버를 출전시킬 계획이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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