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은 부산을 코를 통해 먼저 느낀다.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비릿하면서도 짠 갯내음이 바람에 실려있다. 동래파전은 바로 이 부산의 향취를 담고 있는 음식이다.동래파전은 조선 말부터 등장했다고 전해진다. 음력 삼월삼짇날을 전후해 열린 동래장에서 할머니들이 좌판을 벌이고 파전을 부쳤다.
출출한 장꾼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인근 마을 주민들이 장날이면 이 파전을 먹기 위해 일부러 장나들이를 하곤 했다. 동래 기생들이 부산으로 진출해 기생집 술상에 빠짐없이 올리면서 더욱 유명해졌고, 결국 임금님께 진상하는 대표적인 먹거리가 됐다.
반죽부터 일반 파전과 다르다. 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서 반죽한다. 그냥 물을 붓는 것이 아니라 멸치를 끓인 물을 이용한다. 그래서 맛이 찰지고 구수하다.
파는 기장 바닷가에서 자란 쪽파를 쓴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유연하다. 속대를 썰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굴, 새우, 홍합, 소고기, 버섯 등을 넣고 봄에는 미나리를 추가한다. 산뜻한 맛을 내기 위해 유채기름을 철판에 두르고 부친다.
익히는 과정에서 뚜껑을 덮는데 파의 향기가 파전 속으로 골고루 들어가게 하기 위함이다. 워낙 재료가 많이 들어가 두께가 3~4㎝는 족히 된다. 짭짤하면서 고소하다. 싱싱한 해산물들과 파, 미나리는 자기 향기를 잃지 않고 입 속에서 저마다의 맛을 뽐낸다. 입이 부자가 된 느낌이 든다.
동래파전 상에는 꼭 올려놓아야 할 것이 있다. 동래 금정산성의 산성 막걸리이다. 금정산의 맑은 물로 빚은 산성막걸리는 2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술. 일반 막걸리의 도수가 5도인데 반해 8도 이상으로 구수하고 텁텁한 맛을 지녔다. 한 사발 들이켜면 노란 파전이 더욱 노랗게 보인다.
추천! 동래파전집(부산 동래구, 지역번호 051)
동래할매파전 552-0792
원조동래파전 556-0324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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