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일 특별검사팀이 3개월 남짓한 이용호 게이트 수사활동을 마무리 짓고 오늘 수사결과를 발표한다.특검이 미처 규명하지 못한 의혹과 관련 자료는 모두 검찰로 넘어가게 된다. 새로운 수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길지 않은 기간에 자칫 묻혀버릴 뻔했던 대형 비리의 실체를 찾아낸 특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차정일 특검은 대통령과 검찰총장 등 고위층의 친인척이 관련된 권력형 비리 수사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개인의 이권사업에 국가 권력 기관을 동원한 대통령의 처조카를 구속했고 검찰총장 동생과 대통령 집사의 불법 로비를 밝혀냈다.
청와대, 국정원, 검찰을 비롯해 경찰, 금감원, 아태재단 등 힘있는 권력기관과 권력실세들이 돈줄과 인맥을 매개로 연결된 총체적 비리를 이 만큼 밝혀낸 것은 전적으로 특검의 공이다.
무엇보다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허술하고 ‘집안식구 봐주기’로 일관했는가를 드러내 특검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
또 검찰이 권력과 결탁해 축소ㆍ은폐 수사를 한 경위를 낱낱이 밝혀 내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 수사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 고위간부의 수사기밀 유출의혹과 김성환씨의 비자금 조성경위 등은 특검이 수사인력 미비와 한정된 시한 때문에 미처 밝혀내지 못한 사안이다.
또 구속된 이용호씨가 1997년 황낙주(黃珞周) 전 국회의장에게도 5,000만원을 전달하려 했으며 구(舊) 여권 인사들에게도 수 억원을 건네려 했다는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이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 재수사가 불가피한 대목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검찰은 특검에 빼앗겼던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와야 한다.
이번에도 권력형 비리를 적당히 봉합하려 했다가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명재 검찰총장 체제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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