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새 경영진 구축작업이 일단락됐다. 이번 주총을 통해 단행된 대기업 최고경영진(CEO) 인사는 ▦대그룹은 교체ㆍ이동을 최소화한 안정기조 ▦중견그룹은 승진ㆍ전보가 많은 공격기조가 눈에 띠는 가운데 세대교체 및 후계 공고화 작업이 진행됐다는 점이 특징이다.▼4대 그룹
삼성의 가장 큰 변화는 원로 퇴진. 이수빈, 현명관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놓고 이형도 전기 부회장이 중국총괄로 이동함에 따라, 부회장급 이상 CEO는 윤종용 전자 부회장만 남게 됐다. 사장단은 대부분 유임한 가운데 허태학 에버랜드 사장의 신라호텔 겸직은 향후 재산상속ㆍ분할과 관련해 신라호텔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LG도 대부분 CEO들을 유임시켰다. 가장 큰 변동은 허창수 LG전선 회장이 건설 회장으로 옮기고 구평회 고문의 장남 구자열 전선 부사장이 CEO를 맡은 것. 이는 LG전선을 ‘구 고문가(家)’의 몫으로 계열분리하기 위한 정지작업 차원이다. 부회장급 승진은 강유식 구조조정본부사장이 유일했으며, 사장급 승진도 최소화했다.
SK 역시 김창근 구조조정본부장이 SK㈜ 사장을 맡고, SK글로벌 박주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제외하곤 SK㈜ SK텔레콤 SK글로벌 등 3대 주력사 CEO들은 부회장들을 포함, 모두 유임됐다.
대재벌 중에선 현대ㆍ기아차 그룹만 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반영, 대규모 승진잔치를 벌였다. 박정인, 윤명중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고, 유인균 하이스코 회장은 INI스틸 회장으로 영전했다. 정몽구 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상무는 전무 승진과 함께 모비스 등기이사로 등재돼 본격적 후계체제 가동을 알렸다.
▼중견 그룹
본격적인 도약과 사업구조재편에 대한 공격적 의지가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두산은 계열사의 고종진, 조사홍, 민경훈 부회장등 3명을 회장으로 대거 승진시켰고, 윤영석 두산중공업 사장까지 부회장으로 끌어올렸다.
롯데는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등 무려 10개 계열사의 CEO를 교체했다. 롯데는 특히 창업세대 CEO인 장성원 호텔롯데 대표와 김부곤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각각 일선에서 퇴진시켜, 신동빈 부회장 체제구축을 위한 ‘물갈이’가 시작됐음을 보여줬다.
코오롱도 계열사의 백덕현,임영호 본부장을 CEO로 승진시키는 등 이웅열 회장의 젊은 이미지에 맞게 ‘50년대생(生)’ 중심으로 계열사 경영진을 새롭게 구축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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