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에게 2002년은 ‘위고의 해’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7~1885)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프랑스 전역이 ‘위고 다시 읽기’로 뜨겁게 달아오른다고 한다.소설 ‘레 미제라블’의 작가로 잘 알려진 위고는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기도 하다.
마침 위고의 시집 ‘떨림, 사랑’(현대문학북스 발행)이 번역 출간됐다. 사랑을 주제로 한 시 27편을 가려 뽑은 것이다.
“가난한 사람의 영구차에 실려 무덤으로 가고 싶다”는 유언을 남길 만큼 민중을 사랑했던 그이다.
시집은 위고가 인간에 대한 박애사상을 갖기까지 사랑을 키워가는 시편으로 가득하다.
때로는 격정에 휩싸여, 때로는 가슴을 졸이며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시인은 ‘사랑은/ 분별력을 잃고/ 떨림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느낀다. ‘때로 남자는/ 속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법’이라고 말을 건네면서 시인은 ‘만약 내가 진정으로 온몸을 떤다면/ 아름다운 사람이여, 그땐 가볍게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애원한다(‘도도한 미인에게’).
내밀한 개인적 체험은 점점 크고 깊어지면서 세상을 향한 울림이 된다. 시인은 세상 사람들을 향해 ‘사랑하라, 그리고 절망하지 말라’고, ‘시들지 않는 믿음,/ 높은 덕목의 평화,/ 타인에 대한 너그러움,/ 용서받은 잘못은 잊어라’고 부탁한다(‘겨울에도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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