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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낸 이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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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낸 이영미

입력
2002.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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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평론가 이영미(李英美ㆍ41ㆍ한국예술연구소 연구위원)씨가 1920년대 ‘사의 찬미’부터 조성모의 ‘아시나요’까지 대중가요에 비친 시대상을 비평가의 눈으로 읽어낸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황금가지 발행)를 펴냈다.이 책에는 반공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50~60년대 대중가요의 한계, 왜색가요 논란과 대마초 파동을 겪으며 굴절됐던 70년대 포크문화, 80년대 슈퍼스타로 군림한 조용필의 음악세계, 서태지와아이들이 등장한 뒤 발라드에서 댄스음악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과정 등에 대한 분석이 실려 있다.

이씨는 대중예술분야에서도 하위 또는 저급문화로 인식되던 대중가요를 당대 대중의 사회심리와 욕망이 반영된, 시대 읽기에 필수적인 정신적 산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씨는 김창남(金昌南)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노동은(魯棟銀) 중앙대 국악대 교수 등과 함께 80년대 초반부터 대중가요 읽기에 나선 1세대 노래평론가로 평론집 ‘서태지와꽃다지’(95년), ‘한국대중가요사’(98년)을 냈으며 최근에는 연극, 드라마 등 대중예술 전반에서 비평활동을 하고 있다.

-대중가요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노래패 운동을 하던 80년대 초반, 대중가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중의 감정과 욕망을 가장 잘 대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시대 인기를 누리는 대중가요가 그 시대 대중들의 사회심리나 취향과 어떻게 맞닿아있는가를 쓰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대중가요를 비평하는 목적은.

“대중가요을 분석하는 일은 수용자인 내가 왜 그 노래를 좋아했는가를 따져보며 내가 살아왔던 세상과 그때 내 삶의 모습을 반추하는 일이다. 예컨대 우리가 이미자의 트로트를 즐겨 불렀던 이유는 노래 속에 담긴 무력감과 자학의 정서 때문이다. 이미자 노래가 지닌 정서의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는 그 속에서 당대 대중의 사회심리를 볼 수 있다.”

-대중가요사를 통해 본 한국 대중가요의 특징은.

“장르의 이식성이다. 문화이식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더라도 우리 대중가요는 이식된 장르가 토착화돼 꽃을 피우지 못한 채 하위 문화로 전락되고 곧바로 새로운 장르가 수입되곤 한다. 일제시대 소수 엘리트 계층이 즐겼던 트로트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50~60년대 ‘뽕짝’이라는 명칭의 촌스러운 음악으로 무시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후에도 팝-포크-락-댄스ㆍ발라드 순으로 자리바꿈을 해왔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대중가요의 모습은 무엇인가.

“특정한 장르가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대중이 하고 싶은 말을 온당하게 담을 수 있는 노래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90년대 중반까지 댄스곡 위주로 치우친 감이 있었으나 IMF사태 이후에는 발라드와 록이 함께 가고 언더와 인디가 공존하고 있어 나아진 편이다.”

-스스로 ‘가요 마니아’라고 했는데 좋아하는 장르는.

“포크. 박은옥의 ‘서해에서’ ‘회상’을 즐겨 부른다. 하지만 장르의 우열을 가리거나 편향을 갖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부터는 다양한 음악을 듣는다. 트로트도 내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좋은 그릇이라고 생각해 사람들 앞에선 ‘봄날은 간다’ ‘비내리는 영동교’를 부르곤 한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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