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맞아, 고래얍/이금이지음/이형진 그림/푸른책들 발행/7000원작가 이금이씨가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창작동화집 ‘내 말이 맞아, 고래얍’을 냈다.
도시의 평범한 아이 푸르니, 고우니 자매와 고우니의 남자친구 동찬이가 등장하는 연작 형태의 작품집.
엄마는 가정을 위해 희생해야 하고, 남자는 울어서는 안된다는 식의 고정관념에 맞서는 메시지를 담고있어 어른들도 읽을 만 하다.
‘엄만 누구거야?’는 엄마는 아이의 것도, 아빠의 것도 아닌, 엄마 자신의 것이라는 내용.
푸르니, 고우니 자매는 서로 엄마 옆 자리에서 자겠다고 신경전을 벌인다. 언니 푸르니는 남들이 ‘푸르니 엄마’라고 부르니까, 고우니는 자기가 더 어리니까 선택권이 있다고 말다툼하다 벌까지 선다.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는 엄마가 자기 아내, 곧 자기 것이라고 우긴다. 하나 뿐인 엄마를 여러 갈래로 나눠야할 판. 그 때 엄마가 외친다. “엄만, 누구의 것도 아니야. 엄만, 엄마 거야.”
엄마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는 ‘거울아 거울아’도 마찬가지. 은수 엄마는 푸르니 엄마보다 훨씬 예쁘다.
후즐근한 차림으로 집안 일을 하는 푸르니 엄마보다 살결도 곱고 맵시도 낫다.
푸르니 엄마는 마음을 바꿔 아이들이 예쁘다고 하는 스타처럼, 아빠가 곱다고 말한 모델처럼 자신만을 가꾸며 살기로 한다.
하지만 마사지를 하느라,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 가족을 제대로 챙겨줄 수가 없다.
아빠와 자매는 그런 엄마 때문에 불편을 겪고 난 뒤에야 엄마가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예쁜지를 실감한다.
‘멋진 남자가 될테야’는 동찬이가 주인공이다.
동찬이는 어느날 영화의 슬픈 장면을 보다 눈물을 흘린다.
그 때문에 아빠한테 연약한 남자로 낙인찍히고 아빠의 가르침대로 슬퍼도 울지 않는 ‘멋진 남자’가 되기로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금붕어가 죽고 만다. 울음을 참아야 멋진 남자가 될텐데. 그러나 동찬이는 결국 엉엉 울고 만다.
표제작 ‘내 말이 맞아, 고래얍’은 동찬이에게 맞아 고우니 뺨에 상처가 난 게 발단이다.
아빠로부터 ‘얍, 얍’ 기합을 넣어가며 싸우라는 주문을 받고 동찬이네 집에 놀러간 고우니.
금붕어가 놀고있는 동찬이네 집 어항의 물풀 사이로 물방울이 올라가자 고우니는 아기 고래라고 우긴다.
동찬이가 금붕어라고 말하자 고우니는 갑자기 주먹을 쥐고 아빠에게서 배운대로 “내 말이 맞아, 고래얍”하고 외친다.
재미있는 사건들을 통해 ‘너는 누구냐, 어떻게 살 것이냐?’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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