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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엿보기 / 홀맨… 멍청해보여 더 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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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엿보기 / 홀맨… 멍청해보여 더 친근

입력
2002.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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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동통신 CF. 이상한 캐릭터가 전학을 왔다.그의 큰 머리는 늘 문제가 되는데, 한번도 교실 문을 제대로 통과하는 적이 없다. 아이들은 “홀맨(holeman) 또 끼었어”라며 언제나 그을 위기에서 구해준다.

이동통신의 마케팅 탓이기도 하지만 우주에서 온 ‘홀 맨’은 요즘 신세대들에게 꽤 인기있는 캐릭터이다.

눈사람처럼 커다란 머리, 그리고 이목구비를 대신해 얼굴에 뻥 뚫려 있는 구멍 하나.

대체 구멍은 무엇일까. 외눈박이 같기도 하고, 마치 웃음을 너무 크게 웃다가 입이 모든 얼굴을 전부 차지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이 느끼는 홀맨의 이미지는 ‘멍청하다’ 혹은 ‘바보같다’. 물처럼 ‘무미(無味)’한 홀맨의 이미지는 이 시대의 ‘고립된 익명’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고집과 개성이 강한 요즘 아이들은 자기보다 더 똑똑하고, 예쁜 친구가 아니라 홀맨처럼 뭔가가 부족한 결핍의 캐릭터에게 더 애정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홀맨의 주변에 모인 아이들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이기적 10대들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홀맨을 보살펴 주어야 하는 친구로 대한다.

홀맨은 요즘 아이들의 ‘교감’의 욕구를 반영한 셈이다.

‘홀맨’은 아트 디자이너인 박활민(33)씨의 작품. 작가는 이 캐릭터로 만화도 그리고, 캐릭터 탈을 쓴 무용수를 무대에 올려 공연으로 선보이기도 했으며, 미술 설치 작품으로 보인 적도 있다.

그러고 보면 홀맨은 전방위 예술의 한 상징인 동시에 멍청하지만 ‘왕따’ 당하지 않는 친구의 이름이기도 하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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