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대 바람의 싸움.’민주당 강원지역 대선후보 경선(24일)을 이틀 앞둔 22일 현지 당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전망했다.16일 광주 경선이후 불기 시작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바람과 1997년 대선 때부터 다져온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탄탄한 조직기반이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얘기다.
양측이 워낙 첨예하게 맞붙어 있기 때문에 강원 선거인단의 규모가 2,224명으로 전체의 3.2%에 불과한데도 두 후보측은 사활을 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강원에도 노 후보의 바람은 예외 없이 불어 상대적 우세가 예상됐던 이 후보의 지지기반을 허물고 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강원도민일보가 21일 공개한 선거인단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노 후보가 38.4%로 29.5%에 그친 이 후보를 따돌렸다.
그러나 이 후보측도 “노 후보를 알게 될수록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막판 부동표 흡수에 의한 선두 고수를 자신하고 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한화갑(韓和甲) 고문 지지표의 이동 여부에 대해 노 후보측은 “표가 넘어오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이대로 라면 50%이상 득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보수성향의 강원 표심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7~8%포인트 차이의 승리를 장담했다.
현지 분석가들은 “도시지역 젊은 층에선 노 후보 지지가 많고 농촌지역 중년층 이상은 이 후보에게 우호적”이라며 ‘노도이촌(盧都李村)’현상을 지적했다.
네 명의 후보들은 이날 충남지역 합동 TV토론 참석 등을 위해 강원지역을 떠났지만 지지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대리전은 한층 치열하게 전개됐다.
과열ㆍ혼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그 만큼 높았다. 이 후보측은 강원 출신인 이용삼 의원과 염동열 위원장은 물론, 원유철 의원 등 수도권 인사들까지 투입해 영동, 영서를 샅샅이 누볐다.
노 후보 진영에서는 천정배 의원이 영서지역을 돌았다. 또 김근태(金槿泰) 전 고문이 후보 사퇴후 처음으로 장영달 의원등과 함께 속초 등 영동지역에서 사실상 노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양강 구도에 가려 있는 김중권(金重權) 정동영(鄭東泳) 후보측도 각각 “해 볼만 하다”“끝까지 선전해 경선 지킴이가 되겠다”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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