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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이틀째 표정 / 학생들 늑장 휴교령에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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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이틀째 표정 / 학생들 늑장 휴교령에 '우왕좌왕'

입력
2002.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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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업시간에는 아무 말도 없었는 데, 오늘 휴교하는 줄 어떻게 알아요….’자욱한 황사먼지가 이틀째 전국을 뒤덮은 22일, 곳곳에서 ‘황사 소동’이 빚어졌다.

전국 대다수 유치원ㆍ초등학교에 ‘황사 휴교령’이 내려졌지만 늑장 발령 탓에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이 헛걸음하는 등 우왕좌왕했고,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 맡길 곳을 찾느라 동분서주했다.

또 반도체 생산업체 등은 황사 먼지로 인한 불량품 증가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부심했다.

■ 학교는 우왕좌왕

이날 오전 경기 안양시 K초등학교엔 학생 1,100여명이 정상 등교했다가 먼지만 잔뜩 들이마시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경기교육청이 전날 밤 11시에 휴교를 결정, 정작 각 학교에는 이날 오전이 돼서야 통보됐기 때문.

이 학교 교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학교앞 골목 마다 배치돼 등교하는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촌극을 연출했다.

학부모 강모(36)씨는 “무신경한 늑장 교육행정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성토했다.

전날 오후 휴교결정이 내려졌던 서울도 사정은 마찬가지. 비상연락망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학기초여서 통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당수 학생들이 헛걸음 했고, 각 학교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영등포구 D초등학교, 마포구 A초등학교에도 학생 100여명이 등교했다가 발길을 돌렸다.

■ 학생 등교, 교사는 ‘휴일’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정작 정상 출근해야 하는 교사들은 나오지 않고, 일부 중ㆍ고교에선 휴교령이 내려진 것으로 착각한 학생들의 지각ㆍ결석 사태도 빚어졌다.

정상 등교한 중ㆍ고교에도 황사 후유증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조퇴 등으로 종일 어수선했다.

서울 E고교의 한 교사는 “오늘 하루에만 40여명의 학생들이 눈ㆍ목이 아프다며 양호실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휴교령 여파로 회사들마다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지 못한 맞벌이 사원들의 지각, 연가신청이 속출했으며 베이비시터 알선 업체에도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노원구 Y유치원 등 일부 유치원들은 “아이 맡길 곳이 없다”는 맞벌이 부모들의 하소연에 하는 수 없이 문을 열기도 했다.

■ 전전긍긍 생산업체

먼지에 민감한 반도체 생산 공장 등은 이틀째 이어진 최악의 황사가 제품 불량률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하루종일 고심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의 경우 반도체라인의 외부공기 공급시설에 필터를 하나 더 설치해 먼지잡기에 나섰고, LG전자 서울 가산동 휴대폰 공장은 외부공기를 차단한채 내부공기를 정화해 제조라인에 공급했다.

조선업체의 경우 도장작업이 먼지에는 치명적이어서 삼성중공업 등은 아예 도장작업을 중단했다.

정원수기자

nobeliar@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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