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탄생 후 100여년 동안 극장 스크린을 수놓던 35㎜ 필름은 이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첨단 기술을 이용해 배급, 상영되는 디지털 영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 것이다.MSNBC방송은 20일 미국 영화업계가 최근 디지털 방식으로 배급한 첫 영화인 ‘오션스 일레븐’의 성공에 고무돼 있다고 보도했다. 원본 필름을 일일이 복사해 극장에 직접 배달하는 대신, 컴퓨터 파일로 압축한 영화를 위성을 통해 극장에 전송하는 작업은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끝났다.
존 피티안 미국극장연합회 회장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인건비 등 매년 8억~10억 달러(1조~1조 3,000여 억원)의 필름 인화, 배급 및 영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영화의 황금시장을 선점하려는 관련 업계의 경쟁은 벌써 시작됐다. 세계 수위의 통신회사인 퀄컴은 합작 형태로 이미 ‘오션스 일레븐’의 배급에 참여했고 코닥, 보잉사, JVC 등이 앞다퉈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영화의 미래가 마냥 장미빛인 것은 아니다. 피티안 회장은 “비싼 장비 및 시스템 설치비용, 불법 복제 우려 등의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모든 문제점을 감수할 만큼 디지털 영화의 수익성 및 장래성은 엄청나다”고 밝혔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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