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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제작 '빅4시대' 활짝…제이에이픽쳐스ㆍ삼화ㆍ김종학ㆍ이관희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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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제작 '빅4시대' 활짝…제이에이픽쳐스ㆍ삼화ㆍ김종학ㆍ이관희프로덕션

입력
2002.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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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독립프로덕션 ‘빅 4’ 시대가 활짝 열렸다. ㈜제이에스픽쳐스, ㈜삼화프로덕션, 김종학프로덕션, 이관희프로덕션.요즘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를 꽉 틀어 잡고 있는 주역들이다. 웬만한 스타급 PD들은 거의 다 모였다.

방송중이거나 제작중인 작품만 10여 편. 그것도 미니시리즈나 주말드라마 같은 주시청시간대 드라마이다. 방송사 소속 PD들이 고용불안을 느낄 정도이다.

먼저 ‘모래시계’의 김종학 PD가 설립한 김종학프로덕션. MBC 수목드라마 ‘선물’(연출 이승렬)과 SBS 주말드라마 ‘유리구두’(연출 최윤석) 모두 이곳 소속 연출가들의 작품이다.

김종학 PD도 ‘모래시계’의 작가 송지나씨가 집필한 조선시대 상인들의 이야기 ‘대망’을 7월 말 SBS를 통해 선보일 예정. 내년에는 ‘거짓말’의 젊은 연출가 표민수 PD를 영입한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 ‘네 자매 이야기’의 이진석 PD가 세운 제이에스픽쳐스도 스타급 PD를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제38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수상작인 SBS ‘피아노’의 오종록 PD를 비롯, ‘애인’ ‘신데렐라’의 이창순PD,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랴’로 제35회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한 장수봉 PD, KBS 드라마국장을 지낸 최상식 PD 등이 포진해있다.

KBS2 대하사극 ‘명성황후’와 주말드라마 ‘내 사랑 누굴까’의 제작사인 삼화프로덕션(대표 신현택)은 1981년 설립한 국내 제1호 독립프로덕션.

외주제작사 사이에선 “‘내 사랑 누굴까’를 집필하는 방송작가 김수현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유일한 제작사”라는 말이 파다하다.

내년 상반기 MBC TV를 통해 방송하는 한ㆍ중 합작 대하사극 ‘혼의 나라’(가제ㆍ극본 정하연ㆍ연출 미정)도 이 회사 작품이다.

이에 비해 이관희프로덕션은 ‘육남매’ ‘엄마야 누나야’ 등을 통해 독특한 영상미학을 선보인 이관희 PD의 1인 체제. MBC ‘상도’ 후속으로 4월8일 첫 방송하는 월화드라마 ‘위기의 남자’를 제작ㆍ연출한다.

‘빅4’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내로라는 연출가가 모이고, 방송사에서는 주시청시간대라는 안방까지 내준 것일까.

오종록 PD는 “모두 방송사 재직시 흥행 보증수표로 이름을 날렸던 PD들로 구성돼 있다”며 “조직이 우선이고 제작시간도 촉박한 방송사와는 달리 최소 1년 이상 장기 기획이 가능해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빅4’는 매력 덩어리다.

마니아까지 거느린 ‘빅4’의 작품은 이미 고정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타 PD를 보고 좇아오는 인기 탤런트의 가세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인 셈.

그러나 어려움도 많다.

김종학 PD는 “편성권을 갖고 있는 방송사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며 “특히 전국을 상대하는 지상파 방송사가 3개에 불과한 현실에서 방송시간대를 잡으려는 독립프로덕션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거꾸로 수십 개의 방송사가 특정 제작사를 잡기 위해 경쟁하는 일본이나 미국 수준이 되려면 3, 4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4’의 득세로 기존 방송사 PD는 물론 소규모 또는 신생 독립프로덕션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

MBC 노조는 최근 노보를 통해 “미니시리즈의 상당량을 외주에 의존한다면 장기적으로 내부인력은 붕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사내 PD들의 고용불안심리를 그대로 전했다.

‘머나먼 쏭바강’의 연출가로 최근 독립제작사 인비넷을 설립한 이강훈PD는 “SBS ‘명랑소녀 성공기’를 제작하면서 신생 프로덕션이 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달았다” 며 “매번 완성도 높은 작품을 제작해 흥행과 지명도를 높이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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