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정전사고 예방을 위해 까치 포획에 나서면서 애꿎은 야생조수들이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21일 한국조류보호협회에 따르면 봄철 한전의 까치포획이 시작되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새가 숨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희생되는 야생 조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달초 충남 서산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05호 노랑부리 저어새와 큰기러기, 해오라기, 너구리 등 야생조수 4마리가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지난 2월 경기 김포지역에서 엽총에 맞아 날지 못하는 기러기 3마리가 한국조류협회 김포시지부에서 보호받고 있고, 1월에는 충남 서천군 기산면에서 청둥오리 14마리가 희생됐다.
조류보호협회측은 야생조수들이 한전의 까치 포획을 틈타 몰려든 전문사냥꾼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전으로부터 마리 당 3,000원씩을 받고 까치를 잡는 고용 엽사들의 소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류보호협회 김성만(金成萬ㆍ55) 회장은 “최근 경기 일원에서 하루에도 2,3건의 야생조수 사냥 신고가 들어올 정도”라며 “전문사냥꾼에 대한 단속과 엽사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 관계자는 “한전고용 엽사들은 대부분 밀렵감시단으로 구성돼 있어 야생조수를 포획하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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