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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시평] 신뢰없는 성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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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시평] 신뢰없는 성공은 없다

입력
2002.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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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세상이 각박해졌다” “믿을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 “신의가 땅에 떨어졌다”등의 말들을 듣게 된다.그러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나타나는 신기술과 개인에 대한 통제, 치열한 경쟁환경 등에서 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서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신뢰이다. 영어에서 ‘신뢰’(Trust)라는 단어는 독일어의 ‘편안함’(Trost)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신뢰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자신이 생각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임직원들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훨씬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포천이 신뢰경영지수를 바탕으로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의 성과가 다른 기업에 비해 이직률 입사경쟁률 주가 등 모든 면에서 양호하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직원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기업 임원들은 대개 높은 층에 넓은 사무실을 갖고 있으며, 꽉 닫힌 문 안에서 일을 하고 있어 직원들이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임직원간에 신뢰형성을 위해 가장 먼저 CEO를 포함한 임원진의 방을 개방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또 물리적인 환경 변화와 함께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끊임없이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뢰는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리라는 믿음이고, 이는 서로의 기대를 아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둘째, 과감한 권한 이양과 그에 맞는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직원의 수가 수십 명만 넘어도 CEO는 그들의 모든 일을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직원들에게 모든 사항을 일일이 보고받고 결정하려면 그만큼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경쟁사보다 뒤쳐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담당자부터 CEO에 이르는 중간 단계를 최대한 줄이고 각자의 자리에 맞는 권한을 아랫사람에게 위임한다면 놀라운 업무 속도와 효율성 향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명경영이다. 21세기는 기계 부품처럼 자기 일만 묵묵히 하면 성공했던 산업사회가 아니다. 임직원들이 가지는 지식의 양이 그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지식정보화사회다.

직원들간의 지식공유의 문화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적과 전략, 그에 따른 직원들의 보상까지 공개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회사의 경영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정보의 유출로 인한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지식을 늘릴 뿐 아니라 목표를 공유함으로써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다.

혹자는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은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서로에 대해 믿음을 담보는 통제, 제도를 만드는 비용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해진 LGCNS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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