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약(百年佳約)이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처녀, 총각들은 독신주의에 빠져 평균 혼인연령이 높아지고 혼인율은 감소하는 반면 서구적 가치관의 확산으로 이혼율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1년 혼인ㆍ이혼 통계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금전문제에 대한 부부갈등으로 이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 부부간의 불화에 따른 이혼비율이 1990년에는 전체 이혼의 84.9%에서 2001년에는 74%로 줄어든 반면 경제문제에 따른 비율은 2.0%에서 11.6%로 6배나 증가했다.
20년 넘게 결혼생활을 한 50대 이상 부부의 ‘황혼 이혼’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중 결혼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비율은 11.3%인데 이는 95년(6.5%), 90년(3.9%)과 비교할 때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평균 이혼 연령도 남자 40.2세, 여자 36.7세로 90년에 비해 남자는 3.4세, 여자는 4.0세나 늘어났다.
결혼 적령기 남녀들이 혼기를 넘기고 30대 이후 결혼하는 현상도 두드러져 지난해 남녀 모두 20대의 결혼은 감소하고 30대 이상의 결혼은 증가했다.
주 혼인 연령층인 26~30세 남자의 경우 90년에는 22만6,500명이 결혼했으나 지난해 16만1,300명으로, 여자(24~28세)는 19만3,700명에서 16만5,600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 30~34세 남자의 결혼은 90년 7만3,800건에서 지난해에는 9만1,100건으로 증가했고 여자(30~34세)도 2만3,500건에서 4만1,700건으로 늘어났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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