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대표팀 코치는 히딩크 감독의 축구를 한마디로 ‘무정형 축구’라고 표현한다. 히딩크 감독은 입이 닳도록 다기능 선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두 사람의 말에는 경기 중 일어나는 온갖 돌발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술(시스템) 변화가 능동적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20일 핀란드전에서 나타난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상황에 따른 4백과 3백 수비라인의 변화. 전반 이을용-홍명보-최진철-송종국의 4백라인으로 나선 대표팀은 전반 중반 이후 김남일을 상대공격수 포르셀의 전담마크맨으로 활용하며 3백으로 전환했다.
종료 10여분을 남기고 총공세를 펼치기 위해 다시 4백으로 전형을 바꿔 막판 2골을 뽑아냈다. 대표팀이 한 경기에서 4백과 3백의 변화를 자유롭게 구사한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이었다.
경기중 시스템을 자유롭게 활용하려면 전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는 리더가 필수적이다.
히딩크 감독이 홍명보를 다시 중용한 까닭도 결국 경기중 시스템 변화를 소화할 수 있는 그의 지도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또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오가는 유상철 송종국 등 다기능 선수의 활약도 자유로운 시스템 변화를 가능케 한 원동력이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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