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유전자 조작기술의 급속한 발전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가뜩이나 운동선수들의 신종 약물복용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선수들이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 경기력 향상을 꾀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IOC산하 세계반도핑위원회(WADA)는 최근 뉴욕에서 생물학자와 유전공학자, 스포츠 의학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간 회의를 갖고 유전자 조작기술 발전이 가져올 문제들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유전자 조작기술이나 유전자 치료법은 아직 실험 단계이거나, 최소한 5년 후에 일반화할 것으로 보여 당장 스포츠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슈퍼 베이비처럼 우성 유전자만을 골라 만든 유전자 변형인간의 등장은 앞으로 25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들은 유전자 조작의 심각성을 감안볼 때 조속히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현재의 기술로도 메달 획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초보수준의 유전자 조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인간 성장 호르몬을 이용, 근육을 강화하거나, 산소 이용률을 높여 지구력을 강화하는 유전자 치료는 지금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근육에 칼슘 공급을 늘려 고무공처럼 탄력있는 몸을 만들거나, 뼈를 강화하는 유전자 치료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WADA는 이에 따라 매년 한차례씩 과학자 회의를 열어 유전자 조작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유전자 조작여부를 잘 가려낼 수 있는 과학적 연구를 적극 후원하기로 했다.
WADA의 딕 파운드 회장은 “유전자 치료는 삶의 질 향상과 질병 치료에 크나큰 기여를 하겠지만 불행하게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남용될 수 있다”며 “도핑테스트와는 달리 유전자 조작문제는 사전에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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