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 후속으로 4월8일부터 방송될 MBC 월화드라마 ‘위기의 남자’(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 이관희)는 부부의 위기를 그린다.평범한 샐러리맨 동우는 나이 마흔이 되자 문뜩 삶에 회의가 든다. 다니던 건설회사를 때려치우고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시골로 내려간다.
10여 년 전 부모의 반대로 헤어졌던 여인과의 재회도 그를 더욱 흔들리게 만든다. 위태롭다. 그의 아내 금희도 뒤늦게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려 한다.
옛사랑에 흔들리는 남편 때문에 외롭던 차에 가정을 돌보느라 묵혀둔 그림 솜씨를 살려 일을 시작하면서 젊은 남자를 만난다. 역시 위태롭다.
“누구라도 막연하게나마 그런 경험이나 생각 정도는 갖고 있지 않나요.” 그 나이쯤 되면 삶의 무게에 지쳐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심정을 동우역 김영철(49)은 “공감한다”고 했다.
황신혜(39)도 금희 덕분에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극 ‘태조 왕건’(KBS)이후 11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영철은 모처럼 힘을 뺐다. “궁예의 카리스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7월부터 방송될 ‘야인시대’(SBS)에서 다시 강한 인물 김두한이 되어야 하기에 그 사이에 부드럽게 가고 싶다고 한다.
노랗게 염색했던 머리도 제 색깔로 돌아왔다. “아직도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곤 한다.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언제나 도회적이고 세련된 황신혜였지만 이번에는 구슬꿰기, 방청객 아르바이트까지 서슴지않는 아주 편안한 아줌마다.
황신혜는 “푼수도 떨고 하고 싶은 말도 속시원하게 내지른다”며 신나하고, 옆에서 김영철은 “편안한 성격이 잘 어울린다”며 거들었다.
딸 지영(4)과 우유광고에 함께 출연하는 등 가정적인 면모를 과시하는 황신혜는 “드라마 속에서라도 남편이 친구와 바람을 피우는 일에 기분이 좋을 리 없지만 멋진 남자를 만나니까 설렘도 느낀다”고 한다.
20일 크랭크인한 ‘패밀리’(감독 최진원)에서는 룸살롱 마당역을 맡아 윤다훈 등과 코믹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15년 전 ‘애정의 조건’에서 유일하게 공연을 했지만 사랑을 이루지 못했었다는 김영철과 황신혜.
황신혜는 궁예로 주가가 오른 김영철을 “너무나도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미국에 유학중인 작은 아들을 만나러 간다며 당초 캐스팅을 고사해 이관희 PD의 애를 먹였던 김영철은 일주일에 3,4일씩 있는 강원 영월에서의 촬영이 즐겁단다.
동우와 금희의 가정을 위기에 빠뜨리는 상대역으로는 배종옥과 신성우가 출연한다.
‘육남매’, ‘엄마야 누나야’ 등에서 가족간의 부대낌을 그려냈던 이 PD가 불륜과 가정해체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그려낼까.
김영철은 “잠시 과거의 미련 때문에 흔들렸을 뿐이지, 결국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하게 깨달을 것이다”고 한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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