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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 조지 마이클 ‘F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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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 조지 마이클 ‘Freak’

입력
2002.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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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첫 장면을 그대로 옮긴 듯한 미래의 도시. 어둡고 울긋불긋한 조명이 고층 사이를 수놓고 비행기들이 날아 다닌다.이내 붉은 옷을 입은 조지 마이클이 등장해 고양이처럼 바닥을 기는 여자들에게 채찍을 휘두른다.

중간 중간 치약을 입에 한웅큼 짜넣는 여자, 욕조에 처박힌 여자, 서로 부둥켜 안고 있는 두 여자 등이 빠른 속도로 나타났다 사라진다.

새 노래 ‘Freek’에서 조지 마이클은 여자들에게 성적 변태를 충동질하는 역할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내가 너의 성적 변태가 되어 줄 테니 몸이 원하는 대로 성적 쾌락을 즐겨라”라는 내용이다.

왬에서 솔로로 나선 이후 줄곧 ‘I Want your Sex’ ‘Outside’ 등 선정적인 노래와 동성애 선언 등 성과 관련한 각종 언행으로 스스로를 섹스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조지 마이클다운 발상이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뮤직 비디오 감독 조셉 칸(30ㆍ한국명 안준희)이 총제작비 20억원을 들여 만든 뮤직 비디오는 조지 마이클의 이런 의도를 다분히 감독 취향의 코드들로 표현한 작품이다.

조셉 칸의 특징인 빠르고 역동적인 화면과 컴퓨터 그랙픽을 이용한 SF 영화적인 요소가 그 증거다.

뮤직 비디오는 내내 ‘블레이드 러너’ ‘제5원소’ 등을 연상시키는 가상의 미래 사회 장면과 일체의 배경 없이 조지 마이클과 여자들이 등장하는 지극히 단순한 장면이 교차된다.

단조로운 노래의 리듬처럼 빠르고 반복적이다. 무작위로 나열한 듯한 빠른 이미지이지만 조지 마이클의 목소리와 맞아 떨어져 노래가 의도하는 바를 증폭시킨다.

조지 마이클이 입고 나오는 빨간 옷도 미래 사회를 그린 영화에서 보았음직한 변형된 생물체(또다른 변태)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악마의 이미지를 풍긴다.

그의 발 밑에 엎드린 여자들의 검은 가죽옷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남성과 여성, 주와 종의 관계를 상징한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 장면에서 조지 마이클은 기존 성 관념에 대한 전복자가 된다.

조지 마이클이 수년 째 추구해 오던 현실 속 자신의 위치를 조셉 칸이 아주 간단하게 해결해준 셈이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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