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과도한 가계대출 경쟁에 따른 신용불량자 양산, 연체율 증가 등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개인 신용불량자 수가 올 1, 2월 두달만에 1만2,000명 급증했고. 시중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말보다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고 있어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가계대출자들의 파산사태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말 현재 개인 신용불량자 수는 246만2,000명으로 작년 12월 245만명보다 1만2,000명이나 늘어났다.
신용불량자가 급증했다는 것은 빚을 갚지 못해 정상적인 금융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1999년말 199만6,000명, 2000년말 208만4,000명이던 신용불량자는 최근 1년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와함께 대출 원리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사람도 급증,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작년말 0.81%에서 2월말 1.35%로, 한빛은행은 0.70%에서 1.27%로 두배 가까이 올라갔다. 조흥은행도 0.76%였던 연체율이 최근 1.35%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합병 이후,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던 국민은행은 연체율이 작년말 1.78%에서 최근 2.5%내외로 급증,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절대적인 연체율 수준은 아직 낮지만, 증가속도는 우려할 수준이다.
특히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 이와 연동한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어 ‘이자부담 급증→연체 등 부실자산 증가→금융기관 부실화’ 의 악순환도 우려된다. 19일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작년 5월19일(6.59%)이후 최고치인 6.55%이며, 시장연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4.93%)도 5%에 바짝 다가섰다.
이 때문에 최근 3일(또는 5일) 평균 CD 수익률에다 가산금리가 붙어 계산되는 각 은행의 시장연동 대출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CD연동형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20일 현재 6.30~6.80%로 올 최저치(6.05~6.55%)보다 0.25%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관련,금감원은 시중은행들에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이도록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특히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19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가계대출에 대한 신용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자산가격 하락에도 대비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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