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39)씨는 최근 은행돈을 빌려 장기증권저축 가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파트 담보 대출 이자가 연 6%대 이지만 장기증권저축의 경우 연말 정산때 저축액의 5.5%를 세액공제받는 만큼 사실상 이자는 부담이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해 10월 장기증권저축 간접상품에 3,000만원을 넣었던 동료의 수익률이 무려 60%에 달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급해진다.■30일 가입마감
장기증권저축의 가입 시한이 이달말로 임박함에 따라 막판 가입 여부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종합주가지수가 900포인트를 넘나들며 대세 상승론이 확산되자 세금 혜택과 주가 상승의 과실을 동시에 따 먹을 수 있는 장기증권저축의 매력이 커지고 있는 것. 심지어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와 세액 공제액이 큰 차이가 없는 점을 활용, 빚을 내 장기증권저축에 가입하는 사례마저 늘고 있다.
■세액공제에 비과세까지
장기증권저축이란 지난해 10월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내 놓은 한시적인 상품. 1년 이상 가입하면 불입액의 5.5%, 2년째엔 7.7%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액공제 받는다. 1,000만원을 장기증권저축에 투자하면 1년 뒤 연말정산에서 55만원을 돌려받는 식이다. 1인당 5,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고 자신이 직접 주식을 운용하는 직접투자와 각 증권사 장기증권저축 상품에 가입하는 간접투자 모두 가능하다. 다만 1년 동안 주식보유비율이 평균 70% 이상이어야 하고 매매 회전율이 400%로 제한을 받는다. 1,000만원으로 직접투자를 한다면 평균 700만원 이상은 늘 주식으로 보유해야 하고 평균 4번밖에 사고 팔 수 없다.
■판매액 3조원 돌파
장기증권저축은 처음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지난해 9ㆍ11테러로 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데다 원금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리스크도 컸다. 그러나 세액 공제만으로도 은행 정기예금보다 낫고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며 장기증권저축 가입액은 꾸준히 늘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13일 현재 장기증권저축 잔고는 모두 3조442억원을 기록, 발매 5개월도 안돼 3조원을 돌파했다. 이중 직접 투자액이 1조5,592억원이고 간접투자상품이 1조4,849억원이다.
■일단 가입, 매수 타이밍은 조절
장기증권저축 가입 시한은 오는 30일까지다. 그러나 지수가 단기 급등한 만큼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절대 빚을 내 투자해선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브릿지증권 김경신 상무는 “아무리 세액공제 혜택이 크더라도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큰 만큼 여유 자금에 대해서 은행 예금보다는 나은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올해 주식 시장 고점이 900 이상이라고 본다면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단 장기증권저축에 가입만 한 뒤 주식은 조정을 받을 때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장기증권저축에 가입했다고 반드시 주식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수가 고점이라고 생각된다면 돈만 넣어뒀다 조정시 저가 분할 매수에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1년 평균 주식 보유 비율이 70%를 넘어야 하므로 3개월 이상 주식을 사지 않으면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장기증권저축 가입은 각 증권사 지점 어디서든 할 수 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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