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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현장 / 여인천하…경빈 마침내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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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현장 / 여인천하…경빈 마침내 최후

입력
2002.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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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한국민속촌.“도지원씨, 마지막 발악이라고 생각하자구.” SBS ‘여인천하’의 조연출 정 효 PD가 외친다.

소복차림으로 마당에 돗자리에 앉아있던 경빈(도지원)은 소반 위에서 사발을 두손으로 잡아 확 내팽개쳐버린다.

군사들이 경빈의 양팔을 붙들고 억지로 사약을 먹이려 하고, 경빈은 좀처럼 입을 벌리려 하지 않는다. 얼굴에 부어대는 사약은 그대로 흘러내린다.

“인정사정 없이 부어야해요.”(정 효) “입에다가 부어. 지금 먹어야 해. 꼴딱꼴딱.”(김재형) 두 PD가 동시에 외친다.

“아니돼. 아니돼”라고 경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숨이 막힌 탓에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O.K 사인이 떨어졌다. “콜라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도지원은 이날 1.5리터들이 콜라 6병과 쌍감탕 12병을 마시고 뒤집어 썼다.

제작진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은 싸리울타리안으로 넘어들어와 경빈의 최후를 숨죽여 지켜보았다.

11,12일 방송된 ‘작서의 변’은 시작에 불과했다. 6년이 흘러 세자를 저주한 혐의로 상주에 유배된 경빈이 결국 사약을 받고 죽음을 맞는다. 4월 8일 방송된다.

‘여인천하’의 촬영을 마친 도지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중전 앞에서 피토한 손수건을 빨던 때를 꼽았다.

“표독한 경빈이지만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 복성군을 위해서 그랬기 때문인지 사람들도 적대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김재형 PD는 경빈의 죽음 이후 ‘여인천하’의 이야기 전개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경빈의 죽음 이후 남은 분량은 23회. 귀양에서 풀려난 김안로가 권력을 잡고 윤원형이 영의정이 되고 정난정이 본부인을 죽이고 정경부인에 오르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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