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건설, 이지닷컴, 오리온전기‥ ’봄바람을 타고 활활 타오르고 있는 증시 곳곳에 ‘퇴출 지뢰’가 숨겨져 있다. 올해부터 강화된 회계 및 시장조치제도에 따라 최근 감사의견 거절ㆍ부적정 및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되거나 거래가 중단된 기업들이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에게 퇴출주의보가 내려졌다.
관리종목이나 부실기업은 주가가 싼데다 호재성 루머가 작용할 경우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에 멋모르고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
그러나 불시 퇴출이 자리잡은 요즘에는 이들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다.
■어떤 기업 퇴출되나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이 확정된 삼익건설 주식은 요즘 막판 정리매매가 한창이다.
정리매매에는 가격제한폭도 없어 하루사이 68%나 폭락하기도 해 이 달 초 감자를 거쳐 2,900원하던 주식이 지금은 500원을 밑돌고 있다.
그나마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으니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 삼익건설은 정리매매를 거쳐 29일 증권사 시세판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증권거래소에 의해 상장폐지가 결정돼 거래정지 등 관련 조치가 진행중인 종목은 삼익건설 외에도 이지닷컴 오리온전기 고합 대우전자 등 지금까지 5개사.
또 동국무역 대선주조 서광 선진금속 맥슨텔레콤 쌍용 동신 한창 등 8개사는 상장폐지 사유에 걸려 회사측의 대응조치 이전까지 일단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지난해 감사의견 거절과 부적정, 자본전액 잠식 등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종목은 총 63개. 아직은 13개사만 상장폐지 관련 투자유의 종목에 지정됐지만 “이달 말까지 감사의견 제출 및 주총 시한이 남아있는 만큼 퇴출 대상기업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증권거래소의 설명이다.
특히 퇴출 우려 기업 상당수가 주총을 미루고 미루다 이달 말로 잡아놓은 데다 주총을 열지 않는 회사정리절차 개시(법정관리)기업도 다음달 1일까지 최종감사 결과를 내야 하는 만큼 이번 주말을 정점으로 많은 기업들이 조회공시 대상에 오르거나 퇴출 예정기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회계법인의 감사종료보고서 제출시한(23일)이 며칠 남지 않았으나 12월 결산 상장사가 전체 보고서 제출대상(571개사)의 19.4%인111개사(법정관리회사 46개 포함)가 아직 감사종료 보고를 하지 않은 상태다.
■막바지 주총 기업 주의
퇴출 지뢰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거래소와 코스닥의 관리종목을 매매하거나 주식을 보유중인 투자자들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본전액잠식 기업들은 감자나 3자배정 유상증자, 투자유치나 매각 등을 통해 자본잠식상태를 벗어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대주주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조치를 취하게 된다.
한빛증권 최정일 연구원은 “자구노력 과정에서 소액주주도 예외 없이 감자를 당하거나 유상증자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주가가 오히려 하락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12월 결산법인의 주총시한인 이달 30일 막판 주총을 열거나 최근 주총일정을 갑자기 연기한 기업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그만큼 사업보고서와 감사의견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회계법인과 회사측이 치열한 의견다툼을 벌여 주총이 막판에 몰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 정원구 상장공시부장은 “회계법인이 주총 1주일 전까지 감사종료보고서를 금감원과 회사측에 제출하고 바로 공시하는 만큼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영업보고서 등을 참고해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관리종목 중 95%가 올해 안에 상장폐지기준일이 다가오는 만큼 해당 종목의 경우는 기업이나 회계법인에 감사결과를 수시로 문의하고 주총 전에 기업공시를 꼭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퇴출은 계속된다
결산을 무사히 넘겼다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니다. 금감원은 사후감리를 통해 감사의견이 변경될 정도로 중대한 분식회계를 한 경우 발견 즉시 퇴출시키기로 했다.
이번 퇴출에 이어 기업 감사의견 결과에 따라 6월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3월 결산법인으로 국제화재 대한화재 리젠트화재 등이 있다.
또 7월 중에 삼장폐지 심사를 받는 기업이 37개사, 공시의무위반, 거래량 요건미달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 위험이 있는 회사는 고려시멘트 한국금속 태창 고제 메디슨 인터피온 등 11개사에 달한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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