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상회담을 앞둔 서울. 대규모 현금 강탈사건이 잇달아 터진다.서울시경 형사부장 김윤철(최민수)은 초긴장 상태이고, 우연히 범행현장을 목격한 일본경시청 소속의 풋내기 경찰 유타로(나가세 토모야)가 수사에 합류한다.
서울에서 100% 촬영한 ‘서울’(감독 나가사와 마사히코)은 나가세 토모야를 제외한 출연진이 모두 한국배우다.
‘쉬리’의 무술감독 정두홍과 특수효과 담당 정도안도 참여해 액션도 한국적이다. 그러나 영화 ‘서울’의 국적은 분명 일본이다.
김윤철과 유타로는 서로 몸으로 부대끼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인간적 유대감은 커졌을지 모르나, ‘서울’에는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고정관념이 철저하게 스며들어 있다.
김윤철은 연장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예의를 들먹이며 유타로를 통제하고, 귀국 길에 오르는 유타로는 고추장 항아리를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기관도 다른 장소로 둔갑했다. 서울시청이 서울시경찰청으로, 대법원이 국가정보원으로 바뀌었고, 아시아정상회담이 열리는 곳은 예술의 전당이다.
‘서울’의 한국에 대한 배려는 일본인에게는 호기심, 한국인에게는 알량한 우월감을 겨냥한 상품화에 불과하다.
상대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가장한 오해가 오히려 관객을 더 허탈하게 만든다.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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