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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엑스페리먼트 - '감옥실험'은 살인을 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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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엑스페리먼트 - '감옥실험'은 살인을 부르고…

입력
2002.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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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과의 짐바르도 교수는 ‘교도소의 생활이 인간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위해 24명을 선발해 이른바 감옥실험을 했으나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게 일어나자 5일만에 포기했다.영화 ‘엑스페리먼트(Experiment)’는 바로 그 실험을 극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심리학자 탁터 톤의 실험에 자원한 20명.

전직기자인 택시기사 타렉(모리츠 블라입트르)은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르포로 쓰기 위해 실험에 자원한다.

12명의 죄수와 8명의 간수로 나뉘어져 실험에 들어간 첫날, 그들은 그저 게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한다.

그러나 우유 한 잔으로 불행은 시작된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죄수에게 간수들이 ‘음식을 남겨서는 안된다’는 조항을 적용하려 들면서 갈등이 싹튼다.

갈등은 또 다른 폭력과 살인으로 이어지고, 연구원들이 실험을 중단하려 들자 간수들은 그들까지 감옥에 가두고 목숨을 위협한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창가수로 소심한 사내였던 베루스(유스투스 폰 도나니)가 가장 잔혹한 간수로 변모하는 과정은 권력이 어떻게 인간성을 눈멀게 하고, 인간성을 파괴하는가를 보여준 윤흥길의 소설 ‘완장’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과 권력, 악마적 본성에 대한 통찰보다는 흥미진진한 대결구도와 역동적인 탈출장면 등 상업적 요소가 많은 영화로 변모한 것이 아쉽지만 그만큼 대중적인 흡인력은 강하다.

독일 영화계의 기린아 올리버 히르쉬비겔 감독 작품. 2001년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감독상, 독일영화제 남우주연상 등 수상. 29일 개봉. 15세 이상.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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